폐점 말고 재단장, 위기의 대형마트…“싹 바꾼다”

기사승인 2022-02-23 06: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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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점 말고 재단장, 위기의 대형마트…“싹 바꾼다”
홈플러스 메가 푸드 마켓    홈플러스

대형마트들이 점포 재단장(리뉴얼)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의 부진 가운데 기존에는 철수나 폐점을 우선했지만 현재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대형마트들은 배송 거점 마련, 체험 영역 확대 등 재단장을 통해 점포 역량을 강화하는 쪽으로 전략을 선회 중이다.  

홈플러스는 지난 17일 인천 간석점을 ‘메가 푸드 마켓’으로 재단장 개점했다. 메가 푸드 마켓은 신선식품과 간편식 등 먹거리를 강화한 매장이다. 홈플러스는 “온라인 유통업체와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대형마트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먹거리에 집중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입구부터 변화를 줬다. 보통 대형마트는 입구에 신선식품 판매대가 있지만 메가 푸드 마켓은 고객들이 원하는 재료를 골라 샐러드를 만들어 구매할 수 있는 즉석 샐러드 코너와 베이커리, 카페 등을 배치했다. 축산과 수산물 매장에는 ‘오더메이드 존’을 마련해 스테이크와 수산물을 고객이 원하는 방식으로 손질해 판매한다. 

홈플러스는 메가 푸드 마켓을 연내 17개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다음달까지 인천 청라점, 송도점, 작전점, 인하점, 가좌점을 메가 푸드 마켓으로 재단장한다. 

롯데마트도 지난해 12월 서울 잠실점을 신개념 매장 ‘제타플렉스’로 바꾸며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다. 제타플렉스는 와인과 식료품, 펫(반려동물), 리빙 상품 구색을 강화한 매장이다. 매장 1층 면적의 70%를 와인 전문점으로 구성하는 등 기존 대형마트의 공식을 깼다. 

또 식품 전문매장은 국내 최대 규모로 롯데마트의 다른 점포보다 30% 이상 많은 식품을 취급하고 진열 길이도 30% 늘렸다.

폐점 말고 재단장, 위기의 대형마트…“싹 바꾼다”
제타플렉스 참치회 전문매장      롯데마트

롯데마트는 연매출 100억원 정도인 점포 등을 중심으로 제타플렉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는 “제타플렉스는 롯데마트의 미래 버전을 보여줄 프로젝트”라며 “회사의 역량을 집약한 만큼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대표 매장으로 자리 잡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가 재단장에 적극적인 것은 이마트 성공 사례의 영향이 컸다. 앞서 이마트는 2020년부터 ‘체험형’, ‘고객 맞춤형’, ‘정보 제공형’으로 오프라인 매장 강화에 나섰다. 이마트는 지난해 재단장을 진행한 18개 점포 모두 재단장 이후 매출이 두 자릿수 성장했다. 지난해 이마트는 별도 기준 전년 대비 5.9% 오른 16조451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대형마트 업계는 코로나19 이후 영향력이 계속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편의점보다도 시장 점유율이 뒤쳐지며 돌파구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주요 유통업계 매출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GS25와 CU, 세븐일레븐 3사의 매출 비중은 전체 유통업에서 15.9%로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 비중 15.7%를 앞질렀다.

변화하지 않으면 뒤쳐진다는 게 대형마트 업계에 퍼진 위기감이다. 대형마트 3사는 올해도 매장 재단장 전략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고객의 시간을 확보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해졌다”라며 “신선식품 등 대형마트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살려 집객 효과를 높이기 위한 시도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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