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건진법사’ 비판했던 민주당… 다시 ‘무속’ 논란 휩싸여

지난해 말 팔공산에서 ‘이재명 대선 승리’ 굿판
해당 인물을 올해 초 ‘종교본부 상임고문’ 임명
민주당 선대위 “해당 인물 사임… 이 후보와 관계 없어”

기사승인 2022-03-04 18: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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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건진법사’ 비판했던 민주당… 다시 ‘무속’ 논란 휩싸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사진=임형택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최근 또 다시 무속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민주당은 그동안 신천지와 무속을 이유로 들며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비판해왔다. 하지만 오살 논란에 이어 최근 굿판 의혹까지 등장하는 등 내로남불 논란에 휩싸였다. 다만 민주당은 이 후보와는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조선일보는 3일 무속인 10명이 지난해 말 경북 경산시 팔공산 자락에 모여 이 후보의 대선 승리를 기원하는 밤샘 제사를 지냈다고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이 행사는 윤기순 한국전통민족종교총연합 회장이 현지 무속인협회장과 공동으로 주최했다. 윤 회장은 밤샘 제사를 치른 뒤인 지난 1월4일 민주당 선대위 4050 위원회 종교본부 상임고문에 임명됐다.

이들은 해당 제사를 위해 소와 돼지 등을 제물로 바쳤다. ‘그네 작두 굿’도 열린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는 ‘코로나 극복 및 국태민안 기원제, 이재명의 국민과 함께 대선 승리’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도 걸렸다.

시사평론가인 최병묵 전 월간조선 편집장도 3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인 최병묵의 FACT에서 “작년 12월31일 오후 8시쯤부터 경북 팔공산 자락 굿당에서 유명무속인 10여명이 참가한 대형 제사가 있었다. 윤 회장이 지난 1월4일 민주당 선대위로부터 임명장을 받기 며칠 전”이라고 했다.

또한 “그동안 이 후보와 민주당 선대위가 무속 등과 관련해 윤 후보를 괴롭히고 공격했다. 굿과 주술이 어쩌고저쩌고 해왔다”라며 “뭐 묻은 개가 뭐 묻은 개를 나무라는 꼴이다. 굿판도 내로남불”이라고 비판했다. 

‘신천지‧건진법사’ 비판했던 민주당… 다시 ‘무속’ 논란 휩싸여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향한 ‘오살 의식’ 글.   페이스북 캡처

다만 이 후보와 민주당 선대위의 무속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앞서 민주당 선대위 소속 한 관계자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에 대한 ‘오살(五殺) 의식’과 관련해 SNS에 글을 올렸다가 물의를 빚었다.

해당 관계자는 지난달 13일 가명으로 활동 중인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제부터 오살 의식을 시작하겠다. 윤 쩍벌을 민족의 이름으로 처단한다”며 짚으로 만든 인형에 ‘윤 쩍벌’이라는 얼굴 그림을 붙여놓고 칼과 날붙이로 훼손한 사진을 올렸다. 

‘오살’이라는 사형 방식은 과거 반역죄를 지은 죄인에게 행해지던 것으로 죄인의 신체를 다섯 등분시키는 사형 제도로 ‘극형’에 해당한다.

당시 해당 인물의 직책은 민주당 선대위 더밝은미래위원회 대한민국바로세우기위원회 상임위원장이었다. 민주당 측은 당시 “해당 인물이 술을 마시고 개인적으로 행동한 일이다. 선대위와는 관련이 없다. 이미 해촉된 상태”라고 해명한 바 있다. 

또 다른 논란도 있었다. 지난달 12일 ‘대한민국 민족역사, 전통문화, 위인 선양 단체 1만4450명 이 후보 지지선언식’ 참가 단체에 ‘한국마고성문화재단’이 이름을 올린 탓이다. 해당 단체는 이른바 ‘엽기 굿판’으로 논란이 된 ‘건진법사’가 소속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민주당은 건진법사의 엽기 굿판을 지적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1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살아있는 소가죽 벗기기 굿판은 김건희 무속 네트워크가 총 망라된 현장이었다. 사회적으로 지탄받은 행사를 건진법사 전 씨가 총감독을 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고 비판했다.

결국 국민의힘을 몰아세웠던 민주당도 무속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셈이 됐다. 

‘신천지‧건진법사’ 비판했던 민주당… 다시 ‘무속’ 논란 휩싸여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캡처

국민의힘은 역공에 나선 모양새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당시 김 의원의 비난에 “2018년 지방선거에서 이 후보의 캠프 관계자였던 A 씨가 ‘대한불교종정협의회’ 사무총장으로 재직할 당시 해당 단체에서 주관한 행사”라며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4일 4050위원회 종교본부 발대식에서 A 씨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고 말했다.

이어 “행사 유튜브를 살펴보면 ‘대통령’도 보이고 민주당 소속 이시종 충북도지사의 이름도 보인다”며 “이들의 이름은 윗부분에 푸른색 특별한 문양이 그려져 있다”고 지적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후보 측 사람들이 지푸라기 인형으로 우리 후보에 대해서 오살의식을 진행한 것만으로도 많은 국민들이 충격을 받았다. 그런데 (민주당으로부터) 종교본부 위원으로 임명된 사람이 임명 직전에 소 한 마리랑 돼지 7마리를 통째로 삶아서 작두 굿을 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말 황망하다. 민주당이 이성을 잃은 것이 확실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편 민주당 측은 해당 인물이 선대위로부터 임명장을 받기 전 일어난 일이며 이 후보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선대위 4050 위원회 위원장인 임종성 의원은 4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해당 사건은 임명장을 받기 전의 일이며. 이 후보와는 무관하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윤 회장이 어제 밤 (상임고문직에서) 사임했다”라며 “(이 후보와 관계없이) 자기들끼리 했던 일인데 조선일보가 이를 역이용하고 있다며 자리에서 물러났다”고 답변했다. 

더불어 선대위 측은 “윤 씨는 4050위원회 종교본부 출범을 앞두고 민족 종교 측의 추천에 따라 임명장이 발급됐을 뿐 캠프 운영에 관여하거나 활동이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한국전통민족종교총연합 관계자는 4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난 잘 알지 못한다”라고 하면서도 “해당 행사는 매년 진행하는 행사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