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키트 천국” 마트 공식 깼다…홈플러스서 생긴일 [가봤더니] 

기사승인 2022-03-11 05:5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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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키트 천국” 마트 공식 깼다…홈플러스서 생긴일 [가봤더니] 
메가 푸드 마켓은 매대간의 간격을 넓히고 천장의 높이도 높였다.   한전진 기자
“밀키트 천국” 마트 공식 깼다…홈플러스서 생긴일 [가봤더니] 
매장 중앙에 위치한 다이닝 스트리트     한전진 기자

“일단 해물찜 먹어보고, 다음엔 묵은지찜 사보자”

10일 점심 홈플러스 간석점의 밀키트 등을 모은 ‘다이닝 스트리트‘ 매대. 이곳에서 60대 주부 3명은 나베, 부대찌개, 전골, 순대볶음 등 갖가지 밀키트를 두고 무엇을 구입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한 주부는 “문어 등이 있는 해물탕 밀키트가 7900원인데 싸지 않느냐”며 일행에 구입을 권유했다. 이들은 카트에 해물탕과 불고기 전골 밀키트를 넣고 연속 쇼핑에 나섰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17일 인천 간석점을 ‘메가 푸드 마켓’으로 재단장 개점했다. 최근 대형마트가 잇따라 매장 경쟁력 강화에 나선 가운데 홈플러스도 본격적인 변신을 꾀했다는 평가다. 메가 푸드 마켓은 3050세대가 많은 지역 상권을 겨냥해 신선식품과 즉석식품, 간편식 등 먹거리를 대폭 늘렸다. 

기존 마트와 다른 입구가 눈길을 끈다. 보통 대형마트는 신석식품 판매대를 입구에 제일 잘 보이도록 둔다. 이와 달리 메가 푸드 마켓은 즉석 샐러드 코너와 베이커리, 카페 등을 배치했다. 매장에 발을 딛자마자 빵 등 식품 냄새가 코끝을 찔러왔다. 샐러드 코너에서는 고객이 원하는 대로 나만의 샐러드를 만들 수 있도록 한 것도 돋보였다.

즉석식품 판매대를 입구 쪽으로 옮긴 것도 특징이다. 축산과 수산물 매장에는 육류와 수산물을 고객이 원하는 방식으로 손질해 판매하는 ‘오더메이드 존’을 마련했다. 최근 ‘맞춤형 먹거리’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특화 서비스를 내놓은 것. 실제로 현장에선 티본이나 토마호크 등 스테이크를 손질해서 판매하는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밀키트 천국” 마트 공식 깼다…홈플러스서 생긴일 [가봤더니] 
밀키트 해물탕의 모습     한전진 기자
“밀키트 천국” 마트 공식 깼다…홈플러스서 생긴일 [가봤더니] 
'더 와인 셀러'에서는 입문용부터 프리미엄 와인까지 1200여종을 선보인다    한전진 기자

주안역 인근에서 거주한다는 주부 오현숙(56)씨는 “고기 등 재료를 사서 집에 손님을 초대해 요리를 해먹는 일이 늘었는데, 원하는 두께에 맞춰 손질을 해주는 게 좋은 것 같다"면서 ”소스나 와인 등 종류도 많아져서 전보다 자주 찾을 것 같다“라고 평했다. 

마트의 상징인 ‘행사 매대’가 없는 것도 눈에 띄는 점이다. 이곳은 매장 안 천장의 높이를 6m로 늘려 개방감을 극대화했고, 매대 간격도 20% 넓혀 카트가 서로 마주쳐도 충분히 돌아갈 수 있게 했다. 이를 통해 매장 안이 넓고 쾌적하다는 인상을 준다. 

오랜만에 마트에 들렀다는 주부 최모씨는 “마트를 자주 오는 편은 아닌데, 넓게 넓게 넓어져서 답답한 느낌이 없는 것 같다”며 “재개점으로 할인하는 사품도 많아 생각보다 물건을 많이 샀다”라고 평했다. 아이와 함께 방문한 배모씨(48)도 “셀프계산대도 많아지고 전보다 편리해진 점이 많아졌다”며 “고기나 채소류는 살 일이 많아질 것 같다”라고 말했다. 

메가 푸드 마켓의 정체성을 가장 잘 드러낸 곳은 매장 중앙 ‘다이닝 스트리트’다. 이곳에선 700여 종의 간편식을 판매하며, 70여종의 밀키트를 업계 최다 수준인 8.2m 규모로 펼쳐 놓았다. 보통 대형마트는 냉장과 냉동 제품을 별도로 배치하지만 홈플러스는 고객의 동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간편식을 한곳에 두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대형마트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간석점은 ‘메가 푸드 마켓’으로 재개점한 이후 첫 주말 일 매출이 11억 원을 넘어섰다. 특히 신선식품 매출이 크게 늘면서 재개점 이틀간 프리미엄 한우가 460%, 수입육은 160% 매출이 증가했다. 밀키트 판매량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170% 뛰었다. 

홈플러스는 온라인 유통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지속적으로 재개점 매장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간석점과 같은 메가 푸드 마켓을 연내 17개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이제훈 홈플러스 사장은 “재개점 매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유통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과감한 투자로 온라인과의 시너지까지 높이는 모델을 만들겠다”라고 말했다.

“밀키트 천국” 마트 공식 깼다…홈플러스서 생긴일 [가봤더니] 
1만원대 제품부터 3500만원대 고급제품까지 다양하게 판매한다    한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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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크 등 고객이 원하는 방식으로 손질해 판매한다    한전진 기자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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