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운수노조 "정부, ILO 송부한 '감시감독기구 입장' 공개해야"

기사승인 2022-12-05 16:4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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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운수노조
노조법 2·3조 개정 운동본부 관계자들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 농성장에서 화물연대에 대한 전방위 탄압 중단 촉구와 윤석열 정권 강력 규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국제노동기구(ILO)가 화물연대 업무개시명령에 대한 한국 정부의 의견을 요청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단순한 의견 조회라는 것과 노동권 침해에 대한 국제기구의 우려라는 시각이 엇갈린다. 

5일 노동계와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ILO는 최근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과 현정희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에게 "귀하가 제기한 문제와 관련해 한국 정부에 즉시 개입하고, ILO 입장을 전달했다"며 "앞으로 한국 정부가 제공하는 모든 정보를 귀하에게 전달할 것"이라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이는 민주노총과 공공운수노조, 국제운수노련이 지난달 28일 화물연대에 대한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을 앞두고 이번 사태에 긴급히 개입해줄 것을 ILO에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계는 ILO 회신이 화물연대 운송거부에 강제 운송개시명령을 내린 정부의 국제법 위반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이날 논평을 통해 "노동부가 계속해서 ‘이번 개입은 단순한 의견조회’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싶다면, ILO가 이번 긴급개입 공문과 함께 정부에 송부한 '결사의 자유 기준 및 원칙과 관련한 감시감독기구의 입장'을 공개하면 된다"며 "해당 문서에는 ILO의 확립된 결정과 입장이 담겨 있으며, 이를 들여다보면 과연 이번 한국 정부가 내린 업무개시명령에 대한 ILO의 태도가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는데 정부가 공개하지 못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ILO 협약 87호와 29호 협약이 국내에 효력이 발생된 지 불과 8개월도 지나지 않았는데 비준서에 잉크도 마르기 전에 ILO 긴급개입의 의미를 축소하려는 지금 정부의 언행은, ‘비준국’의 명예만 얻고 그에 따른 책임은 피하려는 태도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노조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화물연대의 집단운송거부가 국가경제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고 국민의 생명, 건강, 안전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불가피하게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한 것이라며 이를 ILO 사무국에 적극적으로 전달할 예정이다.

배성은 기자 sebae@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