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억 날린 휴마시스, 셀트리온에 손해배상 청구 예고

기사승인 2022-12-30 14:3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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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억 날린 휴마시스, 셀트리온에 손해배상 청구 예고
셀트리온과 휴마시스가 공동으로 개발한 코로나19 신속진단 항원키트 ‘디아트러스트’.   셀트리온

30일 휴마시스가 셀트리온의 계약해지 통보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를 비롯한 법률대응을 예고했다.

셀트리온은 휴마시스와 앞서 2020년부터 코로나19 진단키트 ‘디아트러스트’를 공동으로 개발했다. 이후 지난해 4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긴급사용승인을 받았다. 미국 판매는 셀트리온그룹의 미국 현지 법인인 셀트리온USA가 맡았다. 휴마시스가 셀트리온에 제품을 공급하면, 셀트리온이 이를 다시 셀트리온USA에 공급했다.

휴마시스는 29일 공시를 통해 올해 초 셀트리온과 계약한 1366억원 규모의 코로나19 진단키트 공급 계약을 해지했다고 밝혔다.
 
공시된 계약 내용에 따르면 지난 1월22일 최초 계약금액인 약 1336억원 중 약 447억원이 계약에 따라 이행됐다. 약 919억원은 해지돼, 이행률은 약 32.69%다. 해지금액은 휴마시스 최근 매출액 약 457억원의 201.16%에 달한다.

휴마시스에 따르면 양사는 지난 4월28일 미국의 코로나19 진단키트 시장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계약기간을 4월30일에서 오는 12월31일까지로 연장했다. 

휴마시스는 “이 계약기간 중 셀트리온이 사실과 다르고 부당하게, 과도한 요구를 했다”며 “이번 계약 해지는 셀트리온의 일방적인 계약 해지 통보에 따른 건으로, 이 건에 대해 법적대응을 위한 법률검토를 하고 있으며 손해배상 청구 등을 비롯한 적극적인 대응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휴마시스에 따르면 휴마시스와 셀트리온의 코로나19 관련제품들의 총 계약규모는 약 4012억원으로, 이 중 2979억원인 74.26%가 이행됐다. 이번 해지 공시를 포함한 총 1033억원의 25.74%가 미이행됐다.

셀트리온은 구체적인 계약해지 경위를 밝히지 않았다. 셀트리온은 29일 공시를 통해 “코로나19 진단키트 제조업체의 납기지연에 따른 시장 적기 공급 실패 이후 코로나19 환경의 변화 등을 사유로 당사의 계약상대방인 셀트리온USA가 요청하여 공급계약 금액을 변경한다”고 밝혔다. 미국 내 코로나19 상황과 진단키트 수요 변화가 계약해지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공시로 공개한 것 이외에는 아직 추가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