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 협상 마감…FA 시장 승리팀은 [KBL]

전주 KCC 최준용까지 영입해 단숨에 국가대표 라인업 구성
서울 SK는 오세근, 수원 KT는 문성곤, 창원 LG는 양홍석 영입으로 약점 극복
KGC는 주축 선수 잃어도 빠르게 움직여

기사승인 2023-05-23 17: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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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 협상 마감…FA 시장 승리팀은 [KBL]
전주 KCC로 이적한 포워드 최준용.   한국농구연맹(KBL)

프로농구 자유계약(FA) 선수 자율 협상이 마무리됐다. ‘역대급’이란 표현에 걸맞게 스타급 선수들이 대거 이동했다. 이번 FA 시장으로 벌써 다음 시즌 윤곽이 드러나는 모양새다.

한국프로농구연맹(KBL)은 지난 22일 “2023년 FA 선수 자율협상을 마감했다”라며 “FA 자격을 얻은 총 47명 중 29명이 계약을 완료했다. 재계약은 15명, 다른 구단으로 이적한 선수는 14명”이라고 밝혔다.

이번 FA 시장을 통해 전주 KCC는 단숨에 우승 후보로 등극했다.

포인트가드가 부족했던 KCC는 시장 초반 서울 삼성에서 뛰던 이호현을 계약 기간 4년, 첫해 보수 총액은 2억4000만원(연봉 1억6800만원, 옵션 7200만원)에 영입한 데 이어, 폐장 막바지에는 서울 SK에서 뛰던 포워드 최준용과 계약 기간 5년, 첫 해 보수 총액 6억원(연봉 4억2000만원, 옵션 1억8000만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KCC는 기존 허웅, 이승현, 라건아에 최준용까지 합류하면서 강력한 주전 라인업을 꾸렸다. 오는 11월에는 포워드 송교창이 군 복무를 마치고 팀에 복귀한다. 주전 라인업 5명 모두가 현역 국가대표 선수다. 모든 선수가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릴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포지션 중복에 따른 교통 정리와 출전 시간 배분이 변수지만 이름값은 단연 우승 후보 0순위로 손색이 없다.

전창진 KCC 감독은 22일 최준용의 입단 기자회견에서 “감독 입장에서 좋은 선수를 영입하면 그만큼 부담도 있지만, 힘이 생긴다”며 “감독으로선 즐겁고 구단에 굉장히 감사하다. 최준용은 멀티 플레이어라 팀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자율 협상 마감…FA 시장 승리팀은 [KBL]
오세근을 영입한 서울 SK.   서울 SK SNS

최준용과 챔피언결정전에서 맹활약한 최성원까지 놓친 전 시즌 준우승팀 SK는 현역 최고의 빅맨 오세근을 품는 데 성공했다. 계약 기간은 3년, 첫 해 보수 총액 7억5000만원(연봉 5억5000만원, 옵션 2억원)이다.

SK는 오세근을 영입하며 우승권 전력을 유지하게 됐다. 빅맨 자원이 부족해 생긴 최부경의 부담 또한 덜 수 있게 됐다. 아울러 2010년대 중앙대 52연승 신화의 주역인 김선형과 오세근의 재회에도 기대감이 쏠린다. 당시처럼 빠른 속공을 나설 수는 없겠지만, 정교한 2대 2 플레이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설렘이 팬들 사이에 싹트고 있다. 

창원 LG와 수원 KT는 대형 포워드 매물을 업어오면서 다음 시즌 대권을 위협할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LG는 국가대표 포워드 양홍석과 계약 기간 5년, 첫 해 보수 총액 7억5000만원에 계약을 맺었다. 가드진에 비해 포워드 뎁스가 얇았던 LG는 양홍석을 품으면서 지난 시즌보다 좋은 전력을 구축하게 됐다.

KT는 양홍석과 동행을 이어가진 못했지만, KGC에서 뛰던 문성곤을 계약 기간 5년, 보수 첫해 총액 7억8000만원의 조건에 영입했다. 문성곤은 4년 연속 최우수 수비수상을 탈 정도로 전 포지션에 수비가 가능한 선수다. 이미 허훈, 하윤기 등 공격력이 뛰어난 선수가 즐비한 상황이라 문성곤이 합류해 팀의 밸런스가 이전보다 좋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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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KGC로 이적하게 된 정효근.   한국농구연맹(KBL)

올 시즌 트레블(한 시즌 3개 대회 우승)을 달성한 KGC는 주축 선수들이 모두 떠나버린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FA였던 오세근과 문성곤이 다른 팀으로 이적한데다 양희종이 은퇴, 변준형이 군복무 입대를 했다.

KGC는 팀을 보수하는 데 집중했다. 내부 FA 자원이었던 배병준을 계약 기간 3년 첫해 보수 총액 2억원(연봉 1억 8000만원, 옵션 2000만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대형 매물은 아니지만 다른 팀들의 관심을 받은 자원들을 데려오는 데도 성공했다. SK에서 뛰었던 가드 최성원에게 계약 기간 3년, 첫해 보수 총액 4억원을 주는 조건으로 영입에 성공했다. 이어 대구 한국가스공사의 FA 포워드 정효근과 계약 기간 3년, 첫해 보수 총액 5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지갑 사정이 좋지 않았던 한국가스공사와 고양 데이원은 이번 이적시장에서 쓴맛을 봤다.

한국가스공사는 최근 모기업이 심각한 적자를 보면서 농구단 운영비를 전년 대비 20% 절감하기로 했다. 이로 인해 FA 시장에서 지갑을 열기 쉽지 않았다. 결국 정효근을 KGC에 빼앗겼고, 이대성이 해외 진출을 타진하면서 계약이 미뤄졌다. 다행히 팀의 주축 선수였던 이대헌이 계약 기간 4년, 첫 해 보수 총액은 5억5000만원의 조건으로 남게 돼 한숨을 돌리게 됐다.

지난해 7월 창단한 데이원은 이번 FA 시장에서 지갑을 열 계획을 뒀지만, 시즌이 진행되던 도중 모기업의 경영난으로 해당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이로 인해 김민욱과 함준후 등 백업 자원을 영입하는 데 그쳤다.

한편 계약 미체결 선수에 대해선 10개 구단이 23일부터 오는 25일 정오까지 영입의향서를 제출할 수 있다. 복수의 구단이 영입의향서를 제출하면 제시 금액과 상관없이 선수가 구단을 선택할 수 있다. 하나의 구단만 영입의향서를 제출하면 선수는 해당 구단과 반드시 계약해야 한다. 영입의향서를 받지 못한 선수들은 26일부터 30일 정오까지 원소속 구단과의 재협상을 진행한다.

FA로 이적한 선수 중 만 35세 미만의 보수 서열 30위 이내 선수에 대해선 보상이 발생한다. 해당 선수 영입 구단은 26일 오후 6시까지 보호 선수 명단을 제출해야 하며 원소속 구단은 28일 오후 6시까지 보상 선수 지명권을 행사할 수 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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