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언제나 도전자였어요. 모든 걸 불태우려는 심정으로 다시 도전해야죠.”

KT 롤스터는 13일 서울 종로 롤파크에서 열린 ‘2023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스플릿’ 한화생명e스포츠와 플레이오프 패자조에서 세트 스코어 3대 0으로 승리했다.

경기가 끝나고 쿠키뉴스를 만난 KT의 주장 ‘리핸즈’ 손시우는 “오늘 경기를 준비한대로 이긴 것 같아 기분이 좋다”라며 “다음 T1전을 어떻게 준비할지 생각하고 있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한화생명은 KT를 상대로 한 라인을 집중적으로 밴 카드를 활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2세트에는 손시우를 겨냥해 서폿 카드를 대거 잘랐다. 한화생명에서 2세트에 ‘노틸러스’ ‘알리스타’ ‘룰루’ ‘브라움’까지 서폿에만 4개의 밴을 활용했다. KT에서도 첫 번째 밴 페이즈 때 ‘라칸’을 금지 카드로 올려 서폿 챔피언에만 5개의 밴 카드가 사용됐다.

당시 상황을 돌아본 손시우는 “상대가 ‘나를 경계하고 있구나’는 생각이 들었는데, 정말 사용할 만한 서폿 챔피언이 없었다. ‘이렇게 다 밴하네’라면서 웃었다”라고 전했다.

손시우가 고민 끝에 고른 챔피언은 ‘레나타 글라스크’. 많은 군중제어(CC)기를 가지고 있지만, 현재 메타에서는 성능이 좋지 않다는 평을 받아 많이 활용되지 않고 있다.

손시우는 레나타 글라스크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2세트의 밴픽 구도가 1세트 때랑 비슷했다. 그래서 코치님께 ‘평소 연습하지 않았던 챔피언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라며 “사실 할 수 있는 챔피언의 리스트는 많았다. 진흙탕 싸움을 하고자 레나타 글라스크를 골랐다. 사실 레나타 글라스크도 연습을 하지 않았다. 우리가 1세트를 이긴 상태였기에, 코인이 한 개는 있다고 생각해 그냥 시도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정규리그 1위로 플레이오프에 오른 KT지만, 지난 10일 T1과 플레이오프 2라운드 맞대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2대 3으로 패배해 패자조로 미끄러졌다. 특히 상대 선택권이 있었던 KT였기에, 당시 패배는 더욱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손시우는 KT가 T1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는 완전 다른 경기다. 플레이오프에서는 정규리그의 결과는 완전히 초기화된다고 생각한다”라며 “당연히 T1은 강팀인 것을 알고 있다. T1이 플레이오프에서 잘할 거라곤 당연히 생각했다. 상수였다. 그래서 당황스럽지 않았다. 우승을 하기 위해서는 결국엔 다 이겨야 한다. 나중에 붙거나, 미리 만나거나의 차이일 뿐”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당시 패배 후 심정에 대해 “(마음이) 굉장히 쓰라렸다. 하지만 스스로 경기를 복기했을 때, 밴픽이나 인게임 부분에서 도움이 많이 된 경기였다”라며 “T1도 강점이 잘 보이는 팀이라, 도움이 많이 됐던 경기”라고 돌아봤다.

이어 “당시 경기가 5세트까지 갔는데, 마지막까지 경기가 진행되면 결국에 집중력 싸움이 된다. 우리가 유리했던 상황에서 역전을 당했다. 경기가 끝나고 많이 생각이 났다. ‘더 과감하게 플레이를 했어야 했나’ 이런 생각도 들었다. 그래도 돌이켜 보면 스스로에게 좋은 경험이 됐다”고 덧붙였다.

한화생명을 꺾은 KT는 오는 19일 대전 컨벤션 센터에서 T1과 결승 진출을 두고 다시 재격돌한다.

손시우는 “지난 경기에 패배할 때도, 이번 경기에 승리할 때도 항상 마음가짐은 같다. 항상 흔들리지 않으려 한다. 항상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나를 포함해 우리가 T1에게 많이 가로막혔다. 이제는 두들기려 한다. 우리는 항상 도전자라는 마음으로 다음 경기에 임하겠다. 모든 것을 불태울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그는 “이번 서머 시즌이 끝났을 때 결과에 후회가 없어야 한다. 또 KT라는 나무에 나뭇가지들이 더욱 뻗어나갈 수 있길 바란다”고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끝으로 손시우는 팬들을 향해 “우리가 T1에게 많이 패배해서 팬들께서 걱정하고 계시는 건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걱정을 안하셨으면 좋겠다.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진다면, 걱정을 할 이유가 없다”라며 “우리는 항상 최선을 다하고 언제나 이길 생각으로 경기를 하기 때문에 우리를 믿어주시길 바란다”고 말을 남기기도 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