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하면 위독할 수 있어요” 추석 연휴 주의 필요한 매개 감염병

기사승인 2023-09-26 08:5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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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하면 위독할 수 있어요” 추석 연휴 주의 필요한 매개 감염병
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4급 감염병 전환 이후 추석 연휴기간 이동량이 늘고 해외여행 수요도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감염병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당부가 이어진다. 신상엽 KMI 한국의학연구소 상임연구위원(감염내과 전문의, 전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관)의 도움말로 추석 연휴 주의해야 할 매개 감염병과 예방에 대해 알아본다.

◇ 국내 여행 시 모기·진드기 조심

국내에서 주로 발생하는 모기 매개 감염병으로 말라리아와 일본뇌염을 꼽을 수 있다. 올 들어 현재까지 발생한 말라리아 환자 수는 500명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2배가 넘는 규모다. 과거 말라리아 감염은 주로 경기, 인천, 강원의 휴전선 인근 지역에서 일어났지만 올해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전역에서 환자가 생기고 있다. 

모기는 이동 반경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확진자의 이동 동선에 따른 말라리아 확산이 의심되는 상황이다. 현재 수도권 어느 지역도 말라리아 감염에서 안전하다고 볼 수 없다. 일본뇌염은 매년 국내에서 10~20명 정도 발생하며, 심각한 합병증을 동반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더불어 쯔쯔가무시증과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등 진드기 매개 감염병도 경계 대상이다. 신상엽 KMI 한국의학연구소 상임연구위원은 “쯔쯔가무시증은 매년 국내에서 5,000명 내외의 환자가 나타나고 있으며, 주로 작은 털진드기에 물린 후 발생한다”면서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며 치료시기를 놓치면 사망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은 매년 국내에서 200명 내외의 환자가 생기는데, 쯔쯔가무시증과는 달리 대개 큰 진드기에 물려 감염된다”며 “효과적인 치료제가 없어 사망률이 30%에 달한다”고 전했다.

◇ 해외여행 중 뎅기열 등 감염 주의

해외에서 유행하는 모기 매개 감염병은 말라리아와 뎅기열, 치쿤구니아,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일본뇌염, 황열 등이다. 특히 해외 대도시나 유명 관광지에서 잘 감염되는 뎅기열의 경우 최근 동남아지역 여행 후 국내 유입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대표적 해외 진드기 매개 감염병으론 라임병, 진드기매개뇌염 등이 있다. 라임병은 유럽, 북미, 북아시아 지역의 풍토병이다. 미국에서는 매년 2만명 이상의 라임병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매년 수십 명의 환자가 나온다. 조기 진단과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만성화돼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진드기 매개 뇌염은 시베리아를 중심으로 러시아, 체코, 슬로베니아, 발트해 연안 국가에 자리 잡은 풍토병이다. 백신은 개발돼 있지만 국내에서 접종이 불가능하며 마땅한 치료제가 없어 증상이 악화되면 사망 위험이 크다.
 
◇ 기피제 챙기고 활동 후 옷 세탁…“진드기, 병원서 제거 권장”

모기 및 진드기 매개 감염병을 막으려면 일단 해당 매개체에 물리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고, 풀밭 위에 옷을 벗어두거나 눕지 말고 돗자리를 사용하는 게 좋다. 야외 활동 후에는 옷을 털고 반드시 세탁해 감염병 매개체와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장시간 야외 활동 후에는 피부에 진드기가 붙어 있는지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진드기가 흡혈하고 나서 병원체가 전파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물린 후 바로 진드기를 제거하면 감염 확률을 낮출 수 있다.
 
신 상임연구위원은 “진드기가 피부에 붙은 것을 확인했다면 억지로 떼지 말고 가까운 의료기관을 찾아 제거하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당장 의료기관 방문이 어렵다면 핀셋 등으로 진드기 머리를 잡아 조심스럽게 수직 방향으로 제거해 최대한 진드기의 일부가 피부에 남지 않도록 하고 신속히 소독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야외 활동 전 모기나 진드기 기피제를 준비하는 것도 권장된다. 기피제는 식약처에서 의약외품으로 승인받은 제품을 선택해야 하며 각각의 제품마다 성분, 제형, 허가 나이, 사용법이 다른 만큼 사용 전 주의사항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KMI 한국의학연구소는 지난 1985년 설립된 건강검진기관이다. 현재 서울 3곳(광화문·여의도·강남)과 지역 5곳(수원·대구·부산·광주·제주) 등 전국 8개 지역에서 건강검진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질병의 조기 발견과 예방, 국민건강 증진을 위한 활동 등을 전개하고 있다.

김성일 기자 ivemic@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