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수록 적자 구조”…버거킹 가맹점 갑질 ‘도마 위’ [2023 국감]

기사승인 2023-10-16 17:5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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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수록 적자 구조”…버거킹 가맹점 갑질 ‘도마 위’ [2023 국감]
사진=연합뉴스

“팔면 팔수록 적자를 보는 구조”

최근 버거킹을 운영하는 비케이알(BKR)이 가맹점주들과 수수료·재료비 갈등이 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가맹점주 협의회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주장했다.

이날 문장헌 버거킹 가맹점주협의회장은 “글로벌 기업 버거킹이 미국에서 로열티와 광고비를 합쳐 8.5%를 가져가는 데 비해 우리나라에서는 물류 마진과 배송비를 합쳐 17.8%를 떼어 간다”며 “미국에서는 공동구매 형태로 자재를 구해 물류 마진과 배송비가 붙지 않지만, 국내에서는 이 수치가 동종업계에 비해서도 높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버거킹은 현재 전국에 약 470여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이 중 340여개는 직영점이고 126개는 가맹점이다. 버거킹을 가맹점 형태로 운영하는 점주들은 그동안 버거킹 본사에 해당하는 비케이알이 ‘할인 프로모션 비용을 점주들에게 떠넘기고, 물류비와 납품단가를 올리는 동시에 강제로 물품을 구입하라 했다’고 주장했다.

문 협의회장 역시 “가맹점이 햄버거를 만들어서 팔면 팔수록 적자를 보는 구조”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 버거킹 가맹점 매장당 평균 매출은 한 달에 9000만원 정도다. 그러나 비용을 제외하면 매달 평균 885만원 적자를 보고 있다.

문 협의회장은 적자 원인 가운데 하나를 다른 프랜차이즈와 다르게 버거킹이 가맹점주를 상대로 물류비를 받는 상황에서 찾았다.

그는 “통상 물류 배송비를 받지 않는 다른 브랜드와 달리 버거킹은 직영점과 가맹점을 가리지 않고 매달 223만원을 물류 배송비로 받고 있다”며 “매출 규모가 훨씬 큰 직영점과 그 10분의 1 규모인 가맹점에 똑같은 물류 배송비를 받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또 버거킹 본사는 지난달 물품대금을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경우 반드시 본사를 방문하도록 변경해 가맹점주들의 반발을 샀다. 

이 때문에 물품 대금을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점주들은 지역에 상관없이 한 달에 세 번 지정된 날 서울 본사를 직접 찾아 대면 결제를 해야 했다.

문 협의회장은 “직영점은 대부분 수도권에 있지만, 가맹점은 거의 지방에 있고 수도권 가맹점은 세 곳 뿐”이라며 “이런 상황인데 지방에서 서울까지 오라는 건 갑질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최근 논란을 빚었던 카카오톡 선물하기 기능을 통한 과도한 프로모션 소위 ‘와퍼대란’에 대해서도 가맹점에 충분한 공지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문 협의회장은 “해당 와퍼 프로모션처럼 5400원에 제품을 팔면 가맹점은 비용을 제외하고 1개당 279원 적자를 본다”며 “모바일 상품권 수수료는 100% 가맹점주가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 이런 무리하고 과도한 행사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형 비케이알 대표는 본래 이날 국정감사 자리에 출석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코로나 감염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버거킹 관련해 조사가 이미 진행 중이고, 빠르게 사건을 마무리할 예정”이라며 “사모펀드가 가맹사업에 과도한 이익을 추구하는 문제와 그로 인한 부작용은 실태 조사를 하고, 그에 따라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