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선택 확대”…조현병 치료제 ‘라투다’ 기대감 증폭

조현병, 양극성 우울장애 증상 개선
체중 증가 등 부작용 적어 해외서 널리 사용
요양급여 평가, 건보공단 약가협상 앞둬

기사승인 2023-11-28 06: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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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 선택 확대”…조현병 치료제 ‘라투다’ 기대감 증폭
게티이미지뱅크

부광약품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조현병과 제1형 양극성 장애와 관련된 주요 우울 삽화 치료제 ‘라투다정20㎎’(성분명 루라시돈염산염)의 국내 품목허가를 승인받으며 환자와 가족, 정신건강의학계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사용할 수 있는 비정형 항정신성 약제가 제한적이고, 체중 증가 등 부작용이 흔하게 일어나는 상황에서 이번 허가로 치료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식약처 허가를 받은 라투다는 일본 제약사인 스미토모 파마가 개발한 비정형 항정신성 약물이다. 13세 이상 청소년과 성인 조현병 치료에 사용된다. 성인의 제1형 양극성 장애와 관련된 주요 우울 삽화에 단독요법 또는 리튬이나 발프로산의 보조요법으로 쓰인다. 더불어 10세 이상 소아의 제1형 양극성 장애와 관련된 주요 우울 삽화에 단독요법으로도 활용된다. 우울 삽화란 일상생활에서 어떠한 관심과 즐거움 없이 우울 증세가 나타나는 기간을 말한다.
 
라투다는 하루 한 번 먹는 치료제(경구약)로 중추신경계의 도파민과 세로토닌 수용체에 결합하면서 뇌신경 전달물질 작용을 차단한다. 이를 통해 조현병과 양극성 우울장애 증상을 개선한다. 도파민 수용체를 차단하면 과도한 도파민의 작용을 억제해 환각이나 망상 등에 효과를 보인다. 또 세로토닌 수용체를 차단해 도파민 부족 부위에서 도파민 분비를 증가시켜 무딘 감정과 무논리 등에 효과가 있다.
 
라투다는 지난 2010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아 현재 미국, 유럽 등 53개 국가에서 쓰이고 있다. 지난해 미국에서만 14억6500만달러(한화 약 1조9000억원) 매출을 올린 글로벌 블록버스터 치료제다. 일본에선 지난해 96억엔(약 830억원) 실적을 기록했다.
 
부광약품은 2017년 라투다의 국내 독점 개발·판권을 사들여 지난해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했다. 이후 지난 9월 식약처의 안전성·유효성 심사가 완료됨에 따라 보험급여 등재를 신청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요양급여 평가를 마치면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약가협상을 통해 최종 급여 여부와 약가가 결정된다.
 
국내 라투다 승인 소식에 정신질환자 가족들은 환영했다. 라투다는 기존 비정형 항정신병 약물보다 체중 증가, 여성 생리불순, 이상지질혈증, 고혈당증 같은 대사계 부작용이 적어 환자들의 삶의 질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란 평가가 있다. 김영희 대한정신장애인가족협회 정책위원장은 “체중 증가 등 약물 부작용으로 힘들어하는 정신질환자와 그 가족들의 약물 선택 폭이 넓어질 수 있단 측면에서 이번 승인은 의미가 크다”며 “당국은 해당 약제의 효능과 부작용을 면밀히 검토하고 환자의 약물 선택지가 늘어난단 측면을 고려해 급여가 적용돼 환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전문가도 라투다가 국내에 더 일찍 들어왔어야 했다며 이번 승인을 반겼다. 권준수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비정형 항정신성 약물은 부작용이 많아 치료 한계가 있는데, 라투다는 기존 비정형제에 비해 부작용이 거의 없어 미국에서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며 “환자에게 약을 처방할 때 부작용이 적은 약제를 주고 싶어도 약이 없어서 그러지 못한 게 아쉬웠다. 라투다는 더 일찍 들어왔어야 했다”고 평가했다.
 
부광약품은 라투다가 회사 매출 증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라투다는 외국과 마찬가지로 한국에서도 수백억원대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현병 치료제 시장 규모는 약 2000억원대로 추정된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라투다는 연 매출 수백억원을 올릴 수 있는 대형 제품이다. 중추신경계 제품군의 포트폴리오 강화와 더불어 향후 부광약품의 매출 성장을 견인할 블록버스터 제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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