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 조선소' 플로팅 도크…'한화오션이 혁신 주도'

-선박 수리에서 신조 선박 건조로 재탄생 

입력 2023-12-11 00:2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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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을 건조⋅수리 하기 위해 조선소, 항만 등에 세워진 시설을 일반적으로 도크(DOCK)라고 말한다.

도크는 크게 드라이 도크와 플로팅 도크를 나눠며 드라이 도크(Dry Dock)는 바다와 맞닿은 육지에 선박을 건조할 수 있을 정도의 폭, 길이, 높이로 굴착한 물 없는 수영장 형태의 선박 건조 작업장. 바다와 연결되는 입구에 수문을 설치해 바닷물을 주입⋅배출한다.

그에 반해 플로팅 도크(Floating Dock)는 해상에서 선박을 건조할 수 있는 U자형 단면의 대형 바지선으로 대형 선박을 수면 아래로 가라앉히고 떠오르게 하기 위해 플로팅 독 내부에 다수의 선박 평형수 탱크와 해수를 주입⋅배출하기 위한 펌프들이 설치된다.

'바다 위 조선소' 플로팅 도크…'한화오션이 혁신 주도'

한화오션의 플로팅 도크의 역사는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1980년은 신조 발주가 많지 않아 사업 다각화 전략에 따라 수리선 사업 시작을 위해 1984년 국내 최초로 네덜란드로부터 플로팅 도크 1기를 도입했다. 선박을 수리하기 위해 바다에 떠 있는 선박을 다시 도크에 올리는 '리도킹(Re-Docking)' 작업이 필요했고 해당 작업을 위해선 플로팅 도크가 효율성 측면에서 필수였다.

한화오션은 1990년 중후반까지 수리선 사업을 이어오며 1995년 우크라이나에서 건조한 RD-2 플로팅 도크 추가 도입했고, 1990년 후반부터 2000년 조선 호황 시기 신조 발주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기존 조선소에서 보유한 드라이 도크, 육상 도크로는 당시 엄청난 물량을 감당하지 못해 많은 연구와 아이디어를 통한 공간적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 최초로 고안해 냈다"며 "당시 선주들은 플로팅 도크에서 신조 선박을 건조한 경험이 없어 부정적인 견해가 많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유는 바다 위 해상 구조물에서 수많은 블록들을 용접 작업을 통해 선박 건조작업이 진행되는데 파도나 바람 등 해상환경 영향으로 정확한 조립 작업이 불가능해 선박의 안전성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문제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에 한화오션은 설계 엔지니어와 연구원들의 수많은 실험과 연구 결과, 외부 전문기관과 검증과정을 통해 선주사로부터  안전성을 인정받았고 한화오션은 2000년초 세계 최초로 플로팅 도크 신조 선박 건조에 성공했다.

이후 한화오션은 RD-3⋅4⋅5 설비를 추가 도입해 운영하고 있으며 초대형 원유운반선, 초대형 컨테이너운반선, LNG운반선 등 다양한 선종의 선박을 건조 중이다.

플로팅 도크 건조방식은 바다 위에 플로팅 도크를 띄어 놓고 해상 크레인을 이용해 육상에서 제작한 2000~3000Ton 규모 대형 블록들을 플로팅 도크 안으로 옮겨 조립한다. 선박이 완성되면 플로팅 도크 내부 선박 평형수 탱크에 해수를 주입해 플로팅 도크와 선박을 함께 가라앉혀 선박을 바다에 띄우게 된다.

'바다 위 조선소' 플로팅 도크…'한화오션이 혁신 주도'

플로팅 도크의 장점으로는 △부지나 기초 공사가 따로 필요 없어서 건조 비용이 감소 △드라이 도크에 비해 물을 주입, 배출하는 속도가 빨라 진수 시간 단축(드라이 도크 주입 4H/배출 8H, 플로팅 도크 주입 2H/배출 90M) △해상크레인을 활용해 대형 슈퍼블럭(2000~3000톤) 건조공법을 적용해 생산성 향상 및 건조기간 단축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작업장 변경이나 특수한 경우에 활용 가능하다. 

반면 바다에 떠있다 보니 부식과 파손의 우려가 있다는 단점은 있다.

한화오션 관계자를 통해 플로팅 도크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일문일단을 통해 들어봤다.

-한화오션 플로팅 도크는 왜 RD(Royal Dock)라고 표기할까

▷한화오션이 1984년 최초로 매입한 RD-1은 네덜란드 RDM에서 사용 중인 플로팅 도크로 네덜란드는 왕국으로 의미가 있는 곳에 Royal 이라는 단어를 흔히 사용했다. 매입 당시부터 건조사에서 로얄도크로 명명해 구조물에 표기돼 있어 이후 도입한 플로팅 도크도 그 이름을 그대로 이어받아 사용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플로팅 도크는 ‘그린도크’로 불린다.

-플로팅 도크는 어떻게 가라앉고, 다시 부상할까

▷플로팅 도크 선체 내부에는 일정 규모의 64개에 달하는 선박 평형수 탱크와 16개 대용량 펌프, 해수유입을 막아주는 밸브가 곳곳에 설치돼 있다. 가라앉을 때는 선체에 설치된 밸브를 열어 해수를 주입(2시간 소요)하고, 부상 시는 대용량 펌프를 돌려 탱크에 있는 해수를 배출(1시간 30분 소요)한다.

'바다 위 조선소' 플로팅 도크…'한화오션이 혁신 주도'

-바다 위에 떠 있는데 파도나 바람에 흔들리거나 움직이지 않을까

▷한화오션 플로팅 도크는 선체 좌,우,앞,뒤에 총 32개 닻과 체인으로 단단히 고정돼 있다. 육지와 연결되는 앞부분은 8개 체인으로 고정, 좌우 각 10개 및 뒤 4개의 닻이 선체와 연결된다. 53~60m/s 순간 최대풍속까지 견딜 수 있게 설계해 태풍이 와도 안전하다.

-플로팅 도크에서는 선박만 건조가 가능할까

▷한화오션 플로팅 도크는 현재 세계 최대 크기 선박인 2만4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운반선(약6만5000톤)을 비롯해 초대형 원유운반선(약 4만4000톤), LNG운반선 등 선박 뿐만 아니라 FPSO(약 8만톤), FLNG, 드릴십 등 대형 해양플랜트까지 성공적으로 건조했다.

거제=강종효 기자 k123@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