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2023 총결산, 올해 ‘핫이슈’는

기사승인 2023-12-13 06: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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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2023 총결산, 올해 ‘핫이슈’는
홈플러스

올해 유통업계는 고물가와 경기 불황이 이어지며 힘든 한 해를 보냈다. 업계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살아남기 위한 다양한 생존 전략을 펼치며 수익성 개선에 힘을 쏟았다. 2023년을 달군 유통업계 채널별 이슈를 모아봤다.

대형마트, 추가 출점 대신 리뉴얼 주력

대형마트의 올해 키워드는 ‘리뉴얼’이다. 경쟁이 심화되면서 신규 출점만으로 성과를 내기 어렵게 되자 기존 점포를 리뉴얼하며 차별화에 나선 것이다. 특히 고객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펼쳤다. 고물가 상황에 맞춰 초저가 마케팅을 진행하며 소비자를 잡기 위한 출혈 경쟁을 벌였다. 또 MZ세대를 고려한 체험형 매장을 대폭 늘렸다.

이마트는 올해 850억원을 투입해 노후된 점포 10여곳을 쇼핑몰 형태로 바꾸는 리뉴얼을 추진 중이다. 홈플러스는 최근 인천 연수점을 메가푸드마켓 2.0으로 리뉴얼 오픈했다. 이밖에 영통점 등 9개 점포도 리뉴얼 오픈한 바 있다.

롯데마트는 제타플렉스 서울역점 2층 매장의 85%를 그로서리 전문 매장으로 탈바꿈했다. 지난 9월 새단장을 마친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은 오픈 이후 37일간 매장 방문 고객 수가 전년 동기 대비 약 40%, 매출은 75% 가량 증가했다.

유통업계 2023 총결산, 올해 ‘핫이슈’는
CU
고물가에 가성비 PB 늘린 편의점

슈링크플레이션(용량을 줄이고 가격은 유지하는)이 확산되면서 편의점 업계는 틈새 공략에 나섰다. 중량을 늘리고 가격을 낮춘 역주행 PB(자체 브랜드) 제품을 선보인 것.

GS25가 출시한 ‘유어스면왕’은 유사 용기면(소컵 기준, 86g) 대비 중량은 22% 늘리고 가격은 1000원 아래로 낮췄다. 면과 건더기를 증량하는 방식으로 중량을 105g까지 키웠다. CU는 기존의 김 득템 상품을 새롭게 구성해 내놨다. 득템 시리즈는 CU가 2021년 업계 최초로 선보인 초저가 PB다. 라면, 계란, 김치, 티슈, 즉석밥 등 다양한 상품들을 출시했다. 세븐일레븐은 기존 후라이드 치킨보다 약 20% 가량 저렴한 ‘가라아게 치킨’을 선보였다. 이마트24는 용량을 각각 24%씩 늘린 ‘아임e 진지한 풍미, 빠다팝콘’과 ‘꼬깔콘 고소한맛·군옥수수맛’을 판매 중이다.

업계는 고물가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편의점의 PB 제품을 찾는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유통업계 2023 총결산, 올해 ‘핫이슈’는
신세계백화점
백화점, ‘팝업스토어’로 불황 극복

올해 백화점은 바야흐로 ‘팝업스토어’ 전성시대를 맞았다. 특히 MZ세대를 타겟으로 한 팝업스토어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임시 마케팅의 활용 수단이던 팝업스토어가 체험형 마케팅을 선호하는 젊은 세대에게 인기를 끌며 백화점 매출을 견인했다. 

실제 더현대 서울이 2021년 개점 후 2년간 연 팝업스토어는 300여개, 다녀간 고객 수는 460만명에 달한다. 지난 2일에는 올해 누적 매출(1월 1일~12월 2일) 1조41억원을 달성하면서 국내 백화점 중 최단기간 연 매출 1조원 돌파라는 기록을 세웠다.

롯데백화점도 올해 잠실점에 200여개, 신세계백화점도 강남점에 100여개의 팝업스토어를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 2023 총결산, 올해 ‘핫이슈’는
현대홈쇼핑
홈쇼핑 송출수수료 갈등 지속…만성화 우려도 

홈쇼핑 업계는 올해 송출수수료 협상으로 난항을 겪었다. TV 시청 인구 감소 등으로 실적 부진에 빠진 홈쇼핑들은 유료방송사업자(종합유선방송·위성·IPTV) 간 송출수수료 갈등을 봉합하지 못했다.

CJ온스타일은 IPTV 3사를 비롯한 상당수 유료방송사업자와 올해 송출수수료 인하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GS샵과 롯데홈쇼핑도 일부 사업자와 합의 도출을 위한 막바지 이견 조정을 진행 중이다. 현대홈쇼핑과 위성방송업체 KT스카이라이프 간 수수료 협상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TV홈쇼핑의 업황이 앞으로 계속 악화될 것으로 보고 송출수수료를 둘러싼 줄다리기가 만성화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유통업계 2023 총결산, 올해 ‘핫이슈’는
컬리
줄줄이 연기된 이커머스 IPO
 
올해 이커머스 시장의 최대 화두는 기업공개(IPO)였다. 그러나 주요 이커머스 업체가 예고했던 IPO는 줄줄이 연기되거나 무산됐다. 

컬리는 지난해 3월 유가증권시장에 예비심사를 청구하고 상장을 추진해 왔지만 올해 1월 상장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2월 이커머스 국내 상장 1호를 추진했던 오아시스도 상장을 연기했다. 11번가도 지난해부터 상장을 준비하며 올해 초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려 했으나 시장 상황 등을 이유로 IPO를 잠정 중단했다. SSG닷컴은 지난해 상장 절차를 중단한 후 내년도 상장을 목표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투자 심리 위축으로 이커머스 기업의 몸값이 기대에 못 미친 것이 상장 실패의 주된 이유다.

한편 해외직구의 국내 진출은 활발하게 이뤄졌다. 중국 최대의 이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는 국내 물류센터 투자와 함께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섰다. 큐텐은 티몬과 위메프, 인터파크 등과 함께 해외직구 채널을 선보이고 있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