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으로 불면증 치료”…서울대병원, 최초 정식 처방 시작

“기존 인지행동치료 접근성 문제 개선”
비급여로 처방…1차 병원으로 도입 확대

기사승인 2024-01-09 15:5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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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으로 불면증 치료”…서울대병원, 최초 정식 처방 시작
9일 서울대병원은 만성 불면증 환자를 대상으로 국내 최초 디지털 치료기기 정식 처방을 시작했다. 서울대병원


불면증을 개선하는 어플리케이션이 오늘부터 서울대병원에서 정식 처방된다. 

9일 서울대병원은 만성 불면증 환자를 대상으로 국내 최초 디지털 치료기기 정식 처방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처방 제품은 에임메드의 ‘솜즈(Somzz)’로 서울대병원과 삼성서울병원, 고려대안암병원의 협력으로 개발됐다. 지난해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최초 불면증 디지털치료기기로 승인 받았다. 

솜즈는 표준치료법인 불면증 인지행동치료법(CBT-I)을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으로 구현했다. CBT-I는 수면시간을 처방해 수면효율을 높이고, 불면증을 만성화시키는 인지적 오류를 수정하면서 잘못된 수면습관을 개선하는 인지행동치료 기법이다.

의사로부터 처방 받은 환자들은 솜즈 앱을 통해 약 6~9주 동안 실시간 피드백, 행동중재 및 수면습관 교육을 받을 수 있다. 맞춤형 비약물 치료로 최대한 수면제에 의존하지 않고 불면증 증상을 개선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다. 

이날 서울대병원에서 첫 처방을 받은 40대 여성 A씨는 5년 전부터 수면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A씨는 앞으로 6주 동안 솜즈 앱을 통해 매일 수면일기를 기록하고, 주간 수면효율에 따른 맞춤형 수면시간을 처방받아 수면효율을 높일 예정이다. 또한 앱으로 제공되는 건강한 수면습관 교육, 이완요법, 수면에 대한 인지치료 등을 받는다. 

이유진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10명 중 1명이 진단될 정도로 흔한 질환인 불면증의 가장 좋은 치료 방법은 인지행동치료이지만 환자가 매주 병원을 방문해야 하는 등 접근성 문제로 인해 많은 환자들이 이용하기 어려웠다”며 “솜즈 같은 디지털기술을 활용해 접근성을 높이고 불면증에 대한 비약물적 치료를 보다 쉽게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면의 질을 개선해 신체적·정신적으로 건강해지도록 하고 수면제의 부작용을 줄이며, 추후에는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밀화된 치료를 제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솜즈의 처방 대상은 만성 불면증 환자이며, 연구 기준을 충족하면 비급여로 처방받을 수 있다. 참여 연구기관은 삼성서울병원, 고려대안암병원, 세브란스병원, 용인세브란스병원,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이며, 관련 행정절차가 완료되는 대로 처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임상진료 혁신의료기술 단계가 시작되는 오는 4월 이후에는 가까운 1차 의료기관에서도 처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에임메드 관계자는 “각 병원에 맞는 처방 프로토콜을 마련하고 있다. 수면제 등 약물을 유지 또는 감량할 목적이 있거나 약물을 아예 이용하지 않는 환자를 대상으로 처방된다”고 전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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