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범기업 돈 받았다…강제동원 피해자 수령 첫 사례

기사승인 2024-02-21 07:3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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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전범기업 돈 받았다…강제동원 피해자 수령 첫 사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유가족 등이 지난해 12월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미쓰비시중공업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상고심 선고가 마친 후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측이 대법원 최종 승소 판결에 따라 일본 기업의 공탁금을 받은 첫 사례가 나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히타치조센 강제동원 피해자 이모씨 측은 2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회사 측이 담보 성격으로 공탁한 6000만원을 출급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대법원에서 강제동원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금 5000만원과 지연이자 배상 확정판결에 따른 것이다. 앞서 히타치조센은 2심 패소 뒤 강제집행을 정지해 달라면서 담보 성격으로 6000만원을 법원에 공탁했다. 이는 일제강제동원 기업이 한국 법원에 직접 돈을 낸 유일한 사례로 알려졌다.

이씨 유족들은 대법원 승소 확정판결을 근거로 지난 1월 법원에서 히타치조센 공탁금에 대한 압류 추심 명령을 얻었고 이번에 돈을 지급받았다.

이씨 유족들을 대리하는 이민 헤아림 변호사는 “일본 기업이 자발적으로 낸 돈이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전달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일부에 대한 사실상의 배상이 일본 기업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법원의 담보취소 결정이 확정된 이상 히타치조센 측이 불복할 수단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공탁금으로 변제되는 금원을 제외한 나머지인 4000만여원에 대해선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에서 제안하는 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법령에 따라 절차가 진행된 것”이람 “강제징용의 확정판결과 관련해서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원고분들께 판결금과 지연이자를 지급한다는 정부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