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에 등돌린 4선 김영주, 한동훈과 ‘맞손’

金 “정치는 개인 사리사욕 도구 아냐” 李 조준
‘험지’ 영등포갑 공천 유력…국회부의장직 사퇴하기로

기사승인 2024-03-04 13:5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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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에 등돌린 4선 김영주, 한동훈과 ‘맞손’
더불어민주당의 하위 평가 20% 통보에 반발해 민주당을 탈당한 김영주 국회부의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입당식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친명(친이재명) 공천’에 반발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영주 국회부의장이 국민의힘에 공식 입당했다. 김 부의장은  국회부의장 직을 내려놓고 국민의힘 공천을 받아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영등포갑 출마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 부의장은 4일 오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입당식에서 “정치인은 국가 발전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일해야 한다”라며 “(정치가) 개인의 사리사욕의 도구로 쓰여서는 안 된다”이라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정조준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에서도 일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역할을 마다하지 않고 이번 선거에서 최선을 다해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의장은 이번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에서 국민의힘으로 당적을 옮긴 두 번째 현역 의원이다. 김 부의장은 지난달 19일 현역 의원 평가에서 하위 20%에 포함된 데 반발해 민주당을 탈당했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 시절 비례대표 39번을 받아 입당했다. 여기까지 온 것은 당(민주당)의 힘도 많았지만 국민과 영등포 주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민주당을 부정하진 않지만, 공천 과정에서 하위 20% 평가(현역의원)와 친명 후보를 집어넣는 것을 보고 부당하다고 생각했다”고 지적했다.

김 부의장은 입당식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여당과 정치 성향이 맞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민주당에도 보수가 있고 국민의힘에도 진보가 있는 것”이라며 “한 위원장도 극단적 정치 대신 중간에서 함께하자는 말씀을 줬다”고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나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만났냐는 질문에는 “그건 비공개”라며 말을 아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의힘은 다양한 생각을 가진 많은 사람들이 모여야 더 강해지고 더 국민께 봉사할 수 있는 정당”이라며 “국민의힘은 김영주와 함께 국민을 위한 길, 미래를 위한 길로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김 부의장은 여야 불문하고 합리적이고 균형 잡힌 의정활동을 해와 신망이 높은 분”이라며 “의회정치를 복원하는 큰 뜻을 펼치는 데 김 부의장의 큰 역할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은 서울 영등포갑이 당의 ‘험지’로 평가받는 만큼 이 지역에서 오랫동안 활동해 온 김 부의장을 우선추천(전략공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김 부의장은 지난 2004년 17대 국회에서 비례대표로 입성한 이후 서울 영등포갑에서 19·20·21대까지 4선을 지냈다.

김 부의장 공천이 확정되면 민주당의 채현일 전 영등포구청장과 맞대결을 치를 전망이다. 김 부의장은 이날 중 국회부의장직 사의를 밝힐 예정이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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