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전투복’ 입은 김영주, 한동훈과 손 번쩍

김영주 품은 국민의힘…외연확장 시동
‘민주당 4선’ 김영주, 공식 입당…“국민의힘과 승리할 것”
노동계, 이례적으로 與입당 김영주 지지 선언

기사승인 2024-03-04 17:5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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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전투복’ 입은 김영주, 한동훈과 손 번쩍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여의도 당사에서 민주당 탈당 후 국민의힘에 입당한 김영주 국회부의장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4선 김영주 국회부의장의 입당을 끌어내며 본격적인 외연 확장에 나섰다. 김 부의장은 ‘비명횡사 공천’을 비판하며 여당과 함께 총선에서 승리하겠다고 다짐했다.

국민의힘은 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당사에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윤재옥 원내대표, 유의동 정책위의장 등 지도부가 참석한 가운데 김 부의장의 입당식을 열었다.

김 부의장은 이번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에서 국민의힘으로 당적을 옮긴 두 번째 현역 의원이다. 앞서 김영주 부의장은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경선 감점 대상인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에 포함됐다고 통보받자 ‘이재명 사당화’를 비판하며 탈당했다.

김 부의장은 이날 입당식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해 “정치인은 국가 발전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일해야 한다”라며 “(정치가) 개인의 사리사욕의 도구로 쓰여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 고용노동부 장관 이력 등 민주당에서 ‘꽃길을 걸었다’는 지적도 반박했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 시절 비례대표 39번을 받아 입당했다. 여기까지 온 것은 당(민주당)의 힘도 많았지만 국민과 영등포 주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민주당을 부정하진 않지만, 공천 과정에서 하위 20% 평가(현역의원)와 친명 후보를 집어넣는 것을 보고 부당하다고 생각했다. 꽃길만 걸어온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에서도 일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역할을 마다하지 않고 이번 선거에서 최선을 다해 승리할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붉은 전투복’ 입은 김영주, 한동훈과 손 번쩍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여의도 당사에서 국민의힘에 입당한 김영주 국회부의장에게 당 옷을 입혀주고 있다. 연합뉴스

김 부의장은 이날 입당식에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으로부터 ‘붉은 점퍼’를 받아 착용했다. 한 위원장은 “국민의힘은 다양한 생각을 가진 많은 사람들이 모여야 더 강해지고 더 국민께 봉사할 수 있는 정당”이라며 “김 부의장은 상식의 정치인이고 합리성을 늘 기준으로 삼고 정치해오신 큰 정치인”이라고 했다.

그는 “오늘 김 부의장이 우리와 함께하게 됐기 때문에 우리가 더 강해지고 유능해지고 국민께 봉사할 수 있는 정당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김영주와 함께 국민을 위한 길, 미래를 위한 길로 갈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앞서 한 위원장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도 김 부의장의 간첩의 적용 범위를 북한에서 중국 등 외국으로 확대하는 법안 발의를 추켜세웠다.

한 위원장은 이날 입당식에 민주당을 상징하는 푸른색 넥타이를 착용하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여야 진영을 넘은 ‘포용의 정치’를 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윤재옥 원내대표 역시 “김 부의장은 여야 불문하고 합리적이고 균형 잡힌 의정활동을 해와 신망이 높은 분”이라며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통해 의회정치를 복원하는 큰 뜻을 펼치는 데 김 부의장의 큰 역할을 기대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탈당한 현역의원들은 물론 운동권, 호남 출신 인재를 영입하는 등 외연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간 한 위원장은 진영을 막론하고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 가치에 부합한 의정활동을 했다면 적극 영입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중도 이미지가 강한 이상민(5선·대전 유성을) 의원의 입당이나 운동권 출신인 함운경 민주화운동동지회장을 서울 마포을에 공천한 점도 이같은 이유로 풀이된다. 합리적 진보까지 이념적 스펙트럼을 넓혀, 중도·무당층 표심 공략을 위한 초석을 마련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번 김 부의장의 국민의힘 입당도 한 위원장의 적극적인 영입 의지에 따른 결과다. 현재 국민의힘은 서울 영등포갑이 당의 ‘험지’로 꼽히는 만큼, 해당 지역과 인연이 깊은 김 부의장을 우선추천(전략공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김 부의장은 지난 2004년 17대 국회에서 비례대표로 입성한 이후 서울 영등포갑에서 19·20·21대까지 4선을 지냈다.
‘붉은 전투복’ 입은 김영주, 한동훈과 손 번쩍
쿠키뉴스 자료사진. 

노동계에서는 이례적으로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을 지지하는 내용의 릴레이 성명이 발표됐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택시노련)은 이날 “김영주 의원의 노동자를 위한 여정에 끝까지 함께할 것을 천명한다”며 김 부의장의 국민의힘 입당에 대해 지지의 뜻을 밝혔다.

택시노련은 “김 의원은 한국노총 산별 전국금융노련 상임 부위원장 출신으로, 말 그대로 노동계에 뿌리를 둔 친노동계 의원이며,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통합민주당 사무총장,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 고용노동부 장관, 국회부의장 등을 역임하면서 대한민국 노동자의 삶을 대변하는 삶 안에서 성공적인 많은 노동정책 업적을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섬유·유통노련도 ‘김영주 국회의원의 원칙과 소신정치를 환영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정치 스펙트럼과 상관없이 김 의원이 결정하고 가고자 하는 길을 환영하고 응원할 것”이라고 지지를 선언했다.

연맹은 “사람의 됨됨이는 자리를 앉혀보면 안다고 했다”며 “2014년 2월 우리 연맹이 한국섬유산업연합회와 공동으로 추진했던 섬유패션 산업 외국인력 활용 전략 포럼에서 제조업의 인력난을 같이 걱정하며 당시 인력난에 허덕이던 영세한 경기 북부의 외국인력을 해결해줬다”고 평가했다. 이어 “섬유패션 노사의 숙원이었던 국산소재 활성화에 물꼬를 터줬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 의원은 고용노동부 장관이었을 때도 우리 노동자라는 출신을 잊지 않고 노동계를 위해 원칙과 소신을 가지고 행정과 정치를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을 향해 “지금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 자기 색깔을 가지고 어느 당에 있든 간에 합리적이고 양분된 정치지형의 균형을 잡을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