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대 교수 “전공의는 ‘내새끼’…맞고 오면 애미·애비 나서야”

“교수 단체 단일대오’로 뭉쳐야”
“의사·교수단체, 중재자 역할도 해야”

기사승인 2024-04-07 14:5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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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대 교수 “전공의는 ‘내새끼’…맞고 오면 애미·애비 나서야”
의과대학. 사진=임형택 기자

의대 정원 증원과 관련해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의 회동이 입장차 확인에 그치자 ‘선배’ 의사들의 강경 발언이 쏟아졌다.

정진행 서울대 의대 비대위 자문위원은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교수들이 단합해서 우리 학생과 전공의를 지켜내자”며 “전의교협이나 비대위 형식에 얽매이지 말고 교수들 조직만이라도 단일대오로 뭉쳐야 한다”고 적었다.

전공의 보호를 위해 현재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와 전국 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국 의대교수 비대위)로 나뉜 소통 창구를 단일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 자문위원은 지난 4일 진행된 윤 대통령과 박 비대위원장의 면담과 관련해서 “우리 아들이 일진에게 엄청 맞고 왔는데 피투성이 만신창이 아들만 협상장에 내보낼 순 없다”면서 “애미애비가 나서서 일진 부모를 만나 담판 지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F(학점을) 주든 말든, 내 새끼 자르든 말든 교수가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허대석 서울대 의대 혈액종양내과 명예교수도 같은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공의를 ‘아들’로 비유하며 책임 있는 ‘선배’들이 나서야 한다는 글을 게시했다.

그는 “일반 사회에서 20대 아들이 교통사고로 크게 다치거나 조폭에게 심하게 얻어맞고 귀가했는데, 사건의 뒷마무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누가 나가서 일을 처리하는 것이 적절할까?”라며 “대부분은 부모처럼 책임 있는 보호자가 나서서 상대를 만나고 일을 마무리하는 절차를 밟는 것이 상식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래의 의료제도 변화로 큰 영향을 받을 의대생이나 전공의들은 교육이 아직 필요한 피교육자”라며 “피해 당사자인 전공의나 학생 대표에게 정부 대표와 만나 협상으로 출구전략을 마련해 오라고 하면서, 선배 의사들은 바라보고만 있을 일은 아니라고 본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의사단체·교수단체들이 한목소리로 전공의나 의대생들 입장을 대변해주고, 필요 시 절충안도 마련해주는 중재자 역할까지 하는 것을 기대해 본다”고 덧붙였다.

권혜진 기자 hjk@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