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연고부터 화장품까지…의약품 ‘효자 성분’의 진화

기사승인 2024-05-10 14: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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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연고부터 화장품까지…의약품 ‘효자 성분’의 진화
쿠키뉴스 자료사진

상처연고부터 마스크팩, 샴푸, 선크림, 로션까지. 제약사들이 ‘간판 의약품’을 활용한 제품 라인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인지도가 높은 의약품의 성분과 기능을 담은 제품으로 소비자들의 신뢰와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동시에 회사 매출을 견인하며 발전을 거듭하는 모습이다.

9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제약사들의 생활용품과 화장품 등이 기존 의약품에 이어 제2의 ‘효자 품목’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더마코스메틱(Dermocosmetic)’ 분야로의 진출이 눈에 띈다. 더마코스메틱은 화장품을 뜻하는 ‘코스메틱(cosmetic)’과 피부과학을 의미하는 ‘더마톨로지(dermatology)’의 합성어로, 미국과 유럽에선 ‘약국 화장품’으로 불린다. 더마코스메틱(더마) 시장 규모는 2024년 글로벌 시장 기준 약 100조원에 이를 만큼 성장성이 기대되는 영역이다.

시장 선점을 위한 국내 제약사들의 경쟁구도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국내 상처연고 시장의 양대산맥인 동국제약과 동화약품이 해당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며 두 회사의 경쟁에 관심이 쏠린다. 동국제약은 ‘마데카솔’(센텔라아시아티카 정량추출물, TECA), 동화약품은 ‘후시딘’(퓨시드산나트륨)으로 지난 40여년간 대표 가정상비약인 상처치료제 경쟁을 이어오고 있다. 두 회사가 출시한 더마 제품들은 상처연고 성분 일부를 포함하고 있다.

동국제약은 지난 2015년 마데카솔의 주성분인 센텔라아시아티카를 화장품에 접목해 더마 브랜드 ‘센텔리안24’를 선보였다. 그 중 대표 제품인 ‘마데카 크림’은 2023년 12월 누적 판매량 5200만개를 돌파했다. 지난 6일엔 TECA를 주성분으로 하는 립케어 제품 ‘마데카 모이스처 립 에센스’와 ‘마데카 립 플럼퍼’ 2종을 출시했다. 이외에도 바디워시, 헤어샴푸, 자외선 차단제 등 마데카 제품군을 꾸준히 선보였다. 

마데카 제품군의 잇따른 성공으로 동국제약 헬스케어 사업부의 매출 비중은 2022년 29.9%에서 2023년 31.9%로 성장했다. 일반의약품(OTC)과 전문의약품(ETC) 사업부를 앞지르는 수준이다. 동국제약의 지난해 OTC 매출액은 1452억원, ETC는 1863억원으로 집계됐다. 헬스케어 사업부의 지난해 매출액은 2331억원이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마데카 시리즈의 롱런 비결은 50년 이상 축적된 동국제약의 피부과학 노하우와 소비자 니즈에 맞춘 다양한 상품 개발에 있다”며 “현재까지 피부과학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동화약품도 더마 시장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동화약품은 ‘후시덤-T’가 함유된 트러블 전문 스킨케어 브랜드 ‘후시다인 더마 트러블’을 출시했다. 후시덤-T는 후시딘 성분과 유래를 바탕으로 동화약품이 연구개발한 독자적 특허 성분으로, 마이크로바이옴 ‘후시디움 코키네움’을 소재화한 ‘후시덤’을 핵심 원료로 활용해 만들었다. 제품 라인으로는 세럼, 클렌저, 토너, 토너 패드 등 4종이 있다.

피부 케어 제품인 ‘후시드 크림’도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21년 후시드 크림 출시 후 7개월 만에 100억원을 기록하더니 2023년 5월 기준 200억원의 누적 매출을 달성했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후시다인’은 후시딘과 성분의 유래는 동일하지만, 회사가 독자적으로 새롭게 연구개발한 스킨케어 특허 성분을 함유한 화장품 브랜드”라며 “기존 후시드 제품 라인의 주요 고객층이 4060세대였다면 더마 트러블 라인은 2030세대를 공략해 올리브영과 온라인몰 등으로 판매 채널을 확장시켰다”고 전했다.

동아제약의 더마 브랜드 ‘파티온’은 미국, 중국, 일본 등 해외로 뻗어가고 있다. 지난 2019년 동아제약이 화장품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론칭한 파티온은 회사의 여드름 흉터치료제인 ‘노스카나’의 핵심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독자 성분인 ‘헤파린 RX 콤플렉스’가 들어간 것이 특징으로 트러블케어 제품라인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최근 파티온은 중국 인플루언서 ‘베베예예’의 라이브방송에서 1초 만에 2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완판을 기록하기도 했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파티온은 동아제약의 독자적인 기술력을 적용한 제품을 선보이며 피부 고민이 있는 소비자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며 “최근 초기 기미잡티 케어 신규 라인인 ‘멜라제로’를 출시해 피부 솔루션 영역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동아제약의 임상연구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피부솔루션 제품을 선보여 브랜드 라인업을 강화할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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