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서 군사쿠데타 진행 중”…軍 장갑차 앞세워 대통령 궁 진입

기사승인 2024-06-27 07: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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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비아서 군사쿠데타 진행 중”…軍 장갑차 앞세워 대통령 궁 진입
26일(현지시간) 볼리비아 라파스 대통령궁 앞 무리요 광장에 군부가 집결해 있다. 라파스 AFP=연합뉴스 

남미 볼리비아에서 군부가 탱크와 장갑차를 동원해 수도 라파스의 대통령궁에 무력으로 진입하는 쿠데타 시도가 벌어졌다.

26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50분(한국시간 27일 오전 4시50분) 볼리비아 라파스에 있는 대통령궁에 장갑차가 진입했고, 대통령궁 내부에는 군인들이 들이닥쳤다.

군부 핵심 지도부는 “무너진 조국을 되찾을 것”이라고 선언했고, 아르세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민주주의는 존중돼야 한다"며 정부 청사 앞에 탱크 두 대와 군인이 집결해 있는 영상을 게시했다.

아르세 대통령은 "볼리비아는 지금 쿠데타 시도에 직면해 있다"고 호소하며 군인들의 해산을 요구했다.

무장한 볼리비아 군 장병들은 이날 오후 탱크와 장갑차 등을 앞세운 채 수도 라파스 무리요 광장에 집결했다. 무리요 광장 앞에는 대통령궁(정부청사)과 국회, 대성당이 있다.

볼리비아 군은 청사 앞에 대오를 갖춘 채 시민들의 통행을 일부 통제했고, 장갑차로 청사 건물 입구를 부쉈다.

텔레비시온 볼리비아나 등 현지 TV 방송 매체들은 급박했던 당시 상황을 생중계했다.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 역시 엑스에 “쿠데타가 진행 중”이라고 썼다.

현지 일간 엘데베르는 이날 장병들의 이동은 후안 호세 수니가 장군 명령에 의해 진행됐다고 전했다.

합찹의장이었던 수니가 장군은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모랄레스 전 대통령을 겨냥, 최근 민감한 정치적 언사를 몇 차례 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내년 대선 출마를 기정사실로 하고 있다.

수니가 장군은 현지 취재진에 “우리는 군을 향한 (모랄레스의) 모욕적 언행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는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며, 군은 무너진 조국을 바로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에서는 수니가 장군이 아르세 현 대통령에게도 ‘팽’당할 위기에 처하자, 병력을 동원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정혜선 기자 firstwoo@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