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서 입은 골절상, 병원 찾다 시흥까지…결국 ‘다리 절단’

사고 20시간 만에 수술…괴사로 절단
복지부 “파악 못해…확인하겠다”

기사승인 2024-06-27 11:50:40
- + 인쇄
여수서 입은 골절상, 병원 찾다 시흥까지…결국 ‘다리 절단’
3월11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곽경근 대기자

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에서 골절상을 입은 50대 근로자가 광주·전남지역에서 응급 수술 병원을 찾지 못해 경기도 시흥까지 옮겨졌다가 다리 절단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정부는 상황 파악에 나섰다.

27일 고용노동부 여수지청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5시15분쯤 여수산단 사포2부두에서 50대 근로자 A씨의 오른쪽 다리가 컨베이어벨트에 끼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A씨는 119구조대의 응급 처치를 받고 1시간이 지나 오후 6시20분쯤 여수의 한 종합병원으로 이송됐다. 해당 병원 의사는 응급 처치와 영상 촬영 후 “수지 접합 전문 병원으로 이송해 수술해야 한다”는 소견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약 40분 동안 전문 수술이 가능한 병원을 찾았지만, 수지 접합 전문 병원에서 ‘수용할 수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에 대구, 경기 등에 위치한 전문 병원까지 물색해야 했고 오후 7시가 돼서야 경기 시흥의 한 병원에서 수술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사설 구급차로 옮겨진 A씨는 사고 발생 6시간 만인 오후 11시쯤 시흥의 병원에 도착해 사고 발생 후 12시간이 지난 이튿날 오전 6시 혈관 접합 수술을 받았고, 오후 1시엔 골절 수술을 진행했다. 사고 이후 골절 수술을 받기까지 20시간이 걸린 것으로, A씨는 지난 10일 시흥의 다른 병원에서 무릎 위까지 절단하는 2차 수술도 받아야 했다.

절단 수술을 진행한 병원 관계자는 “이렇게 멀리서 오랜 시간 걸려 우리 병원까지 오는 경우는 드물다”면서 “수술 중 주치의 판단으로 절단이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했다.

A씨와 가족들은 “전공의 이탈 등으로 인해 가장 가까운 광주 대학병원에서 제때 받아주지 않아 절단까지 하게 됐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사건을 조사 중인 고용노동부 여수지청은 A씨의 병원 치료를 포함해 작업장 안전 조치가 적절했는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보건복지부는 상황 파악에 나섰다. 김국일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2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을 열고 “현재 관련 내용은 파악이 안 된 상태다. 확인해 말씀드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