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역 사고 갑론을박 계속돼…“사람 피하려는 의지 없어 보여”

기사승인 2024-07-02 19:2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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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역 사고 갑론을박 계속돼…“사람 피하려는 의지 없어 보여”
1일 시청역 인근 사고 현장 일대. 독자 제공

1일 밤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 교차로에서 제네시스 세단이 일으킨 대형 교통사고와 관련해 ‘급발진’ 여부를 놓고 의견이 갈리고 있다. 운전자 A씨(68) 측은 급발진을 주장하는 가운데, 일부 목격자와 전문가는 급발진 가능성이 매우 적다고 선을 그었다. 경찰은 일단 A씨를 개인 과실이 아닌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하고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A씨는 사고 당시부터 급발진을 주장했다. 그는 음주 상태는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A씨 차량에 동승했던 60대 여성 B씨는 “갑자기 급발진하며 역주행이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본인이 ‘A씨의 아내’라고 말한 B씨는 “남편 직업이 버스 운전기사라 매일 운전해야 하므로 술은 한 방울도 안 마셨다”고 설명했다.

A씨의 제네시스는 일방통행로 진입 후 BMW와 소나타 차량 두 대를 연달아 추돌했다. 이어 횡단보도가 있는 인도 쪽으로 돌진해 난간을 뚫고 보행자들을 덮쳤다. 역주행 시작 지점부터 정지 지점까지 이동한 총거리는 약 200m로 추정된다. 

그러나 A씨 주장과는 다르게 급발진이 아니라고 선을 긋는 전문가가 많다. 염건웅 유원대학교 경찰학부 교수는 “급발진인 경우에 가속과 감속 폐달을 제어할 수 없다고 해도 핸들로 조작이 가능했을 텐데, 9명을 들이 받았다는 사실은 (사람들을) 회피하려는 의지가 없어 보인다”고 전했다.

다른 차량과 사람을 치고도 계속 이동한 부분에 대해 염 교수는 “당황한 운전자가 브레이크 페달과 가속 페달을 헷갈려서 과속을 더 했을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박병일 대표는 A씨 차량의 정지 상황에 대해 “제네시스 등 요즘 자동차는 전자식 브레이크를 탑재하고 있어 급발진 중에도 브레이크가 말을 듣지 않다가 갑자기 작동되는 경우가 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급발진 여부를 포함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살펴보고 있다. 남대문경찰서 관계자는 “현재 블랙박스를 포함해 음성 기록 등 여러 가지를 살펴 보고 있다”며 “아직 자세한 사항은 수사 중에 있다”고 밝혔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