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역 사고, 부상 1명 추가…“아빠 나이대, 가슴 미어진다”

서울 남대문경찰서 차량사고 브리핑
추모 발걸음 이어져 “믿기 힘든 사고”

기사승인 2024-07-03 14:4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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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역 사고, 부상 1명 추가…“아빠 나이대, 가슴 미어진다”
3일 서울 중구 시청역 교차로 인근에 교통사고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국화가 놓여 있다. 사진=임지혜 기자

9명의 사망자와 4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서울 시청역 인근 역주행 사고의 부상자가 1명 더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사고 직후 다른 피해자가 병원에 후송될 때 동행해 현장에 없었던 부상자가 1명 더 있었다고 3일 밝혔다. 이 부상자는 사고로 숨진 시청 공무원 2명과 함께 식사한 동료로, 경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사고 사상자는 사망자 9명, 부상자 7명 등 총 16명으로 늘었다. 부상자는 가해 차량 운전자 A(68)씨와 동승한 아내, 보행자 2명, A씨 차량이 들이받은 차량 2대 운전자, 시청 공무원 1명이다.

정용우 남대문경찰서 교통과장은 A씨에 대해 “피의자 몸 상태가 호전되면 최대한 이른 시일 내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A씨는 갈비뼈 골절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어 정식 피의자 조사를 받지 않은 상태다.

정 과장은 “피의차량은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나와 역주행을 하며 먼저 안전 펜스, 보행자와 충돌한 뒤 BMW 차량, 소나타 차량과 연달아 충돌했다”고 설명했다.

가해 차량 운전자는 사고 원인으로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과장은 “(A씨의 아내 B씨가) 2일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해 ‘브레이크 제동장치가 안 들은 것 같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의 3조1항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A씨를 입건해 본격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사고 당시 가해 차량의 속도, 급발진 여부, 제동장치 작동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사고 차량의 감정을 전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했다.

“안타깝다” 추모 현장 발길 계속

이날도 사고 현장에는 추모 발길이 이어졌다. 이번 사고로 안전 펜스가 무너지면서 임시로 세워진 파란색 임시 펜스 앞으로 국화꽃다발들이 줄지어 놓여 있었다.

“어쩌면 퇴근 후 밥 한 끼 먹고 돌아가고 있던 그 길에서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유명을 달리한 9분의 명복을 빕니다. 어제 집 돌아가면서 아빠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나의 아빠와 비슷한 나이대의 분들이 차마 형용할 수 없는 끔찍한 사고를 당했다는 사실에 가슴이 미어집니다.”

사고 인근 학교에 다니는 학생이 남겼다는 추모 메시지를 포함한 여러 장의 추모 메모와 비타민 음료 박스, 소주병, 커피병 등도 놓여 있었다.

인근 지역에서 근무한다는 60대 한 직장인은 사고 현장에 놓인 국화꽃을 한참 바라보며 “너무 안타까워서 가슴이 미어진다”고 말했다.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지 앞으로 걸어가면서도 여러 차례 사고 현장을 뒤돌아봤다.

지나가던 시민들도 넋을 잃은 표정으로 사고 현장을 바라봤다. 교차로 신호등을 기다리던 시민들은 바로 앞 사고 현장을 바라보며 “어떻게 여기서 그렇게 많은 사람이 끔찍한 사고를 당할 수 있느냐” “불쌍해서 어쩌냐” “너무 슬프다. 믿기 힘든 사고”라고 말했다.

사고는 지난 1일 오후 9시27분 시청역 7번출구 인근 교차로에서 발생했다. 사고 차량은 일반 동행 4차선 도로를 역주행하며 돌진, 안전 펜스를 뚫고 보행자들을 덮친 뒤, 차량 2대를 들이받고 시청역 12번 출구 부근에서 멈춰섰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