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특검법’ 상정에 與 “필리버스터 돌입” 野 “24시간 후 표결”

우 의장 “국민 60% 이상 특검 찬성…국회 결단 필요”
與, 대정부질문 앞서 특검 표결에 반발…필리버스터 돌입
野, 필리버스터 ‘종결 동의서’ 제출 맞대응
24시간 후 4일 오후 표결
전날 이어 이틀 연속 대정부질문 ‘불발’

기사승인 2024-07-03 18:2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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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상병 특검법’ 상정에 與 “필리버스터 돌입” 野 “24시간 후 표결”
우원식 국회의장이 3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불러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채해병 특검법’이 본회의에 상정됐다. 국민의힘은 특검 강행 처리 반발로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여야의 대치가 이어지며 대정부질문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무산됐다. 

우원식 국회의장 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개의 직후 대정부질문에 앞서 채상병 특검법을 상정했다. 

국민의힘은 의사일정 변경에 대해 즉각 항의했다. 대정부질문을 위해 열린 본회의에서 안건 상정은 관례에 맞지 않다는 주장에서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호떡 뒤집듯 왜 이렇게 의사일정을 마음대로 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우 의장은 “어제 예고한 안건”이라며 “순서에 맞추어 하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당초 더불어민주당은 2일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 직후 채상병 특검법을 상정해 처리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김병주 민주당 의원이 전날 대정부 질의 도중 ‘정신 나간 국민의힘 의원들’ 발언으로 본회의가 파행되며 채상병 특검법 상정도 무산됐다. 

우 의장은 “국민 60% 이상이 채상병 특검법 도입이 필요하다고 했다. 국민의 뜻에 따라, 유가족의 눈물을 닦아주기 위해 국회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특검법을 통해 그간 지연된 진상 규명이 신속히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특검 처리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민심이 요구하는 바를 잘 받아들여 현명한 결정을 내려 주기를 바란다”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 행사 자제를 당부했다.

국민의힘은 “정쟁용 특검법 처리를 위한 본회의에 동의할 수 없다”며 법안 보고 직후 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1번 주자로 나와 15시 39분부터 발언을 시작했다. 유 의원은 “채상병 특검법은 오로지 대통령 탄핵의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한 특검법”이라며 “진실규명을 위한 것이 아닌 위헌적 요소로 가득 차 있는 법안”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유 의원의 발언 도중인 15시 45분에 필리버스터 종결 동의서를 제출했다. 국회법상 필리버스터는 ‘종결 동의’ 제출 24시간 후 재적 의원 5분의 3 이상이 찬성하면 종료된다. 민주당은 24시간 후인 다음날 4일 채상병 특검법을 표결할 방침이다. 또 민주당은 특검법 통과 당위성을 주장하는 필리버스터로 ‘맞불’을 놓기도 했다. 

필리버스터가 시작되면서 이날 실시 예정이었던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은 무산됐다. 본회의장에 대기 중이던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은 전원 퇴장했다. 

한편 채상병 특검법은 지난 21대 국회에서 야당 주도로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대통령 거부권 행사로 국회로 되돌아왔다. 이후 재표결에서 출석인원 3분의2 이상 찬성표를 얻지 못해 폐기 됐다. 민주당은 22대 국회 개원 직후 채상병특검법을 ‘1호 당론 법안’ 삼고 지난달 21일 법제사법위원회 법안 소위심사를 야당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권혜진 기자 hjk@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