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한국, 샤머니즘 공포 시달려…정부 대한 불신↑”

기사승인 2016-12-05 16:0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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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 “한국, 샤머니즘 공포 시달려…정부 대한 불신↑”[쿠키뉴스=정진용 기자] 외신이 지난 3일 광화문에서 열린 촛불 집회를 자세히 소개하며 국민 사이에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CNN은 4일(현지시간) “궁지에 몰린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의 당으로부터 ‘퇴진 시점을 명확히 하라’는 최후 통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한발 더 나아가 박 대통령을 서커스에 비유하며 “지금 서커스를 끝내야 그나마 남은 품위를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국 로이터 통신은 4일 “지지율이 4%인 박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를 통해 즉각 하야하라는 요청을 거부했다”며 “국회에 퇴진 시점에 대해 협의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야당은 오는 9일 탄핵소추안을 결의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3일 전국에서 주최 측 추산 232만명이 참가한 ‘박근혜 퇴진 6차 촛불집회’가 평화적으로 이뤄졌다는 평가도 있었다.

로이터 통신은 “시위가 6주 연속 열리고 있지만, 자녀를 데리고 온 부모들, 경찰 차단벽에 꽃 스티커를 붙이는 시위자들로 축제 분위기에서 평화롭게 열리고 있다”면서 “경찰에 돌을 던지거나 후추 가스를 뿌리던 과거의 폭력적인 시위와는 다른 양상”이라고 봤다. 

이어 집회가 시작된 이래 광화문 인근의 술집과 식당의 장사가 잘되고 있으며 이는 지난 9월부터 시행된 ‘김영란법’이후 침체된 상인들에게 위로가 돼준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 월간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2일 ‘남한의 샤머니즘 공포’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지난 몇 달 간 남한의 국민은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서 흔치 않은 질문을 해야 했다”라며 “그것은 바로 ‘박 대통령이 청와대에 있는 동안 주술적 영향을 받았나?’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FP는 “박 대통령의 오랜 친구로 알려진 최순실씨는 직권 남용과 사기죄로 지난달 2일 체포됐다. 그녀는 어떠한 공식 직책도 갖고 있지 않았지만, 국가기밀에 접근할 수 있었고, 정책을 만드는데 영향력을 행사했다”며 “그녀를 증명할 수 있는 건 단지 그녀가 대통령의 절친한 친구라는 것 뿐”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최씨는 옷, 연설문, 정책 결정까지 모든 사안에 대해 대통령에게 주기적으로 충고를 해왔다”고 전했다. 

또 “최씨의 아버지인 고 최태민씨가 무당이나 마법사였다는 증거가 아직 없으므로 최씨가 ‘남한의 라스푸틴’이라는 루머는 장난처럼 들릴 수도 있다”면서도 “여론이 최씨가 샤머니즘이 연관돼있다고 굳게 믿는 이유는 남한의 전반적인 사회경제적 불안감과 정부에 대한 불신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는 3일 국민의당,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3당이 박 대통령의 탄핵을 결의했다고 소개하고 “그럼에도 여전히 탄핵안이 통과하기 위한 200명의 국회의원 찬성표를 얻어낼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전망했다. 

이어 “헌법 84조가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는 대통령의 불소추 특권을 규정하고 있다”면서도 “박 대통령이 대통령직에서 내려온 뒤에는 면제권으로부터 더이상 보호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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