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유아 항생제 처방 1위, 미국·독일의 3배…내성균 위험

기사승인 2017-01-20 00:5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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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유아 항생제 처방 1위, 미국·독일의 3배…내성균 위험

[쿠키뉴스=장윤형 기자] 우리나라의 영유아들이 만 2살이 되기까지 1인당 연평균 3.41건의 항생제를 처방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이나 독일보다 평균 약 3배 높은 비율이다.  

박병주 서울대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팀은 미국 보스턴 아동병원 연구팀 등과 공동으로 세계 6개국(한국, 미국, 독일, 이탈리아, 노르웨이, 스페인)의 영유아를 대상으로 1인당 항생제 처방 건수를 비교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2008∼2012년 사이 6개국에서 항생제를 한 번이라도 처방받은 적이 있는 만 2세 이하 영유아 총 7400만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사결과 한국 영유아의 항생제 처방 건수는 1인당 3.41건으로 비교 대상국인 이탈리아(1.50건), 스페인(1.55건), 미국(1.06건), 독일(1.04건), 노르웨이(0.45건)를 압도했다. 

특히 한국은 기본적인 1차 항생제로 평가받는 ‘페니실린’ 처방률도 한 자릿수인 9.8%로 꼴찌였다. 반면 다른 나라의 페니실린 처방률은 노르웨이 64.8%, 독일 38.2%, 미국 31.8%, 스페인 27.7%, 이탈리아 16.5% 등으로 한국보다 훨씬 높았다. 한국의 페니실린 처방률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은 페니실린에 내성을 가진 균이 많아 이보다 독한 항생제를 처방한다고 추정할 수 있다.

항생제 오남용이 많아지면 내성이 생긴다. 따라서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항생제를 쓰지 않거나 사용하더라도 최대 효과를 거두는 방법으로 적절히 사용해야만 내성균이 나타나는 시기를 늦출 수 있다. 내성균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슈퍼 박테리아에 대응할 수 없어 생명에 위협이 될 수도 있다. 

박병주 서울대의대 교수는 “이번 조사결과를 통해 여전히 한국의 항생제 오남용 비율이 선진국과 비교해 심각한 수준”이라며 “의사나 환자 모두 항생제 사용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의식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newsroom@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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