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름 ‘부럼 깨기’, 딱딱한 견과류 치아 손상 주의

기사승인 2017-02-10 17:4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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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보름 ‘부럼 깨기’, 딱딱한 견과류 치아 손상 주의[쿠키뉴스=송병기 기자] 음력으로 새해 1월15일은 ‘정월대보름’이다. 새해 첫 번째 보름달이 뜨는 날로 1년 농사의 시작을 의미하는 날이다. 이 날은 한해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고 건강하기를 바라는 마음에 가족 친지들과 함께 오곡밥을 나눠먹고 부럼을 깨며 건강을 기원한다. 밤과 호두, 은행, 잣, 땅콩 등을 깨물며 귀신을 쫓고 부스럼이 나지 않기를 기원하는 부럼 깨기는 현대사회에서도 남아있다.

딱딱한 견과류를 깨먹다 보면 치아와 턱관절에 자극을 주어 치아를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다는 일종의 속설 때문이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자신의 치아 상태를 생각하지 않고 지나치게 딱딱한 견과류를 무리하게 깨무는 것은 치아 건강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치아의 뿌리 부분이 수직으로 깨지거나 앞니가 부러져 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신주희 고려대 구로병원 치과 교수는 “영구치가 아직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어린이는 물론 성인도 껍데기가 단단한 견과류를 깨먹는 부럼 깨기는 피하는 것이 좋다. 과도하게 딱딱한 음식을 일부러 더 세게 깨물어 섭취하게 되면 치아 손상과 턱관절 장애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단한 음식으로 인해 치아에 얕게 금이 가면 이상 증상이 지속적으로 느껴지는 게 아니라서 치료를 미루는 경우도 종종 있다.

하지만 금이 가 있는 상태에서 계속해서 치아에 압력을 가하게 되면, 금이 점점 깊어지고 파손 부위가 커지기 때문에 병원에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부럼 깨기를 하다가 혹시라도 치아가 완전히 빠져 버렸을 때는 가능한 빨리 치료를 받아야 한다. 빠져 버린 치아는 물 보다는 우유나 생리 식염수에 담아 가져가는 것이 도움이 된다. 치아에 흙이 묻어 더러워졌다고 해도 흙을 비벼 털거나 문지르지 말고 그대로 가져가며 상처 부위에서 피가 난다면 깨끗한 거즈나 천으로 지혈해야 한다.

신주희 교수는 “치아가 부러진 경우 부러진 부위에 따라 잇몸보다 위쪽이 부러졌다면 신경치료와 덧씌우는 치료만으로도 복구가 가능하지만 잇몸 아래쪽 뿌리가 부러진 거라면 대부분의 경우 발치 후 임플란트 또는 브릿지 등의 치료가 필요하다”며 “부러지거나 깨진 치아를 모르고 방치한 경우에는 2차 감염이 일어날 위험이 있어 정기적인 검진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치아는 온도에도 예민하게 영향을 받으므로 지나치게 차갑거나 뜨거운 음식 섭취는 피하고 실온에 조금 두었다가 천천히 먹는 것이 좋다. 설탕, 시럽, 크림 등 당이 함유된 음식은 치주염이나 충치를 유발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songb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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