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 논의 ‘꿈틀’…지지기반·이념차이 뛰어넘을까

기사승인 2017-10-19 11:4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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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 논의 ‘꿈틀’…지지기반·이념차이 뛰어넘을까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논의가 탄력을 받고 있다.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당 내 많은 의원이 바른정당과 통합을 원하고 계신다는 이야기를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로부터 들었다”며 “바른정당 의원들의 뜻을 확인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좀 더 구체적인 제안 여부에 따라 의원과 당원의 의사를 확인하는 계기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정책연대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주 권한대행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에서 추진하는 법률과 정책 중 방향이 같은 것을 조속히 정리할 계획”이라며 “여당에 (해당 법률·정책에 대한) 최우선적 처리를 요구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당은 앞서 18일 더불어민주당(민주당)보다 바른정당과 통합할 때 시너지 효과가 더 크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국민의당 싱크탱크인 국민정책연구원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4∼15일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p)에 따르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통합을 가정했을 때의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3%, 국민의당·바른정당 19.7%, 자유한국당(한국당) 15.6%, 정의당 5.3%였다. 이날 함께 발표된 현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9.3%, 한국당 15%, 국민의당 6.4%, 바른정당 6.8%, 정의당 5.4%로 조사됐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통합 시 현재 개별정당 지지율을 합산한 것보다 더 높은 수치를 기록한 것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여론조사 결과와 관련 “제3정당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굉장히 높다는 것을 파악했다”며 바른정당과의 합당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만 두 정당의 지지기반이 달라 마찰이 우려된다. 국민의당은 호남 기반이라는 뚜렷한 지역색을 가진다. 호남 전체의석 28석 중 23석을 보유하고 있다. 바른정당은 확고한 지역 기반을 갖추지 못했으나, 대구·경북(TK) 민심 잡기에 주력하고 있다. 

정책적 차이도 있다. 경제정책에서는 일부 합의점을 볼 수 있으나 안보, 대북정책은 상이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국민의당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계승, 남북교류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바른정당은 대북정책에서 대화가 아닌 강한 압박을 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각 당내에서도 “합당 논의는 시기상조”라는 비판이 나온다.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는 “당에서 합당 관련 여론조사를 실시한 것을 전혀 알지 못했다”며 “물밑에서 통합을 논의하는 것에 대해서 반대한다. 시기적으로도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도 “가장 급선무는 당의 중심을 바로 세우는 일”이라며 “전당대회가 열리기 전에 당 대 당의 통합을 이야기하는 것을 바람직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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