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생체간이식 5000례 달성..."세계 최초 성과"

기사승인 2018-08-08 15: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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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생체간이식 5000례 달성...

‘하나로 부족하다…. 그러면 두 개는 어떨까?’

국내 외과 의사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2대1 간이식 수술법이 18년이 지난 오늘까지  500명의 말기 간질환 환자를 살려내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기록했다.

8일 오전 서울아산병원 서관 3층 수술장에는 말기 간경화로 투병중인 양씨에게 형과 누나의 간 일부를 각각 떼어내 이식하는 2대1 생체간이식 500번째 수술이 이뤄졌다.

앞서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이승규 교수팀은 지난 2일 말기 간경화 환자 전모씨(여, 58세)에게 전씨의 아들 김모씨(남, 25세)의 간 일부를 이식하는 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함으로써 생체간이식 5000례를 달성한 바 있다.

이로써 1994년 생체간이식을 국내 처음으로 시행한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은 24년 만에 생체간이식 수술 5000례, 2대1 생체간이식 500례를 기록한 것. 이 병원의 간이식 생존율은 97%로 세계적인 성과로 평가된다.

미국 간이식 생존율을 1년 87%, 5년 70%임을 고려하면, 서울아산병원의 간이식 생존율 97%는 압도적인 성과다. 미국은 전체 간이식 중 95% 이상이 뇌사자 간이식 수술이지만, 서울아산병원은 전체 간이식 중 80% 이상이 기술적으로 더 어려운 생체간이식이다.

서울아산병원, 생체간이식 5000례 달성...

‘2대1 생체간이식’은 이승규 교수가 개발한 수술법이다. 말기 간질환 환자 1명에게 기증자 2명의 간 일부를 각각 기증받아동시에 이식하는 방법이다.

2대1 생체간이식이 개발되기 전에는 기증자 간의 좌·우엽의 비율이 기준에 맞지 않거나, 지방간이 심할 경우 혹은 수혜자의 체격에 비해 기증할 수 있는 간의 크기가 지나치게 작은 경우 기증자 한 명으로 간이식 수술이 불가능했다.

그러나 2대1 생체간이식 수술이라는 독창적인 수술 방법으로 기존의 생체간이식 수술법으로는 생존할 수 없었던 말기 간질환 환자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던 것. 

2대1 생체간이식 수술은 2명의 기증자 간 절제술과 수혜자 수술 즉 3명의 수술이 동시에 진행돼야 하고, 수혜자에게 두 개의 간을 이식하는 만큼 수술 과정이 기존의 1대1 생체간이식에 비해 훨씬 복잡하다. 수술 시간도 최대 24시간 이상 소요된다. 동시 수술에 총 30명 이상의 의료진이 필요하고 중환자실, 의료장비 등 모든 환경이 갖춰줘야 가능한 수술이다.

이런 이유로 2대1 생체간이식은 간이식을 전공으로 하는 외과 의사들에게는 '꿈의 수술(The Dream of surgeon)'로 불린다. 전 세계 2대1 생체간이식 수술의 95% 이상이 서울아산병원에서 이루어지고 있어 이스라엘, 아랍에미리트, 러시아 등 해외 환자들이 꾸준히 찾고 있다.

이승규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교수는 “말기 간질환을 앓고 있는 절체절명의 중증환자를 살리고자 하는 마음 하나가 ‘생체 간이식 5000례, 2대1 생체간이식 500례, 전체 간이식 6,000례’라는 세계적인 기록으로 이어졌다”며 “세계 의료계에서 ‘생체 간이식의 메카’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생명을 살리기 위한 팀원들의 협력과 열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서울아산병원 간이식 프로그램은 국내 및 전 세계 간이식 발전을 선도하며 전 세계 간질환 치료의 4차 의료기관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전했다.

서울아산병원, 생체간이식 5000례 달성...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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