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혼자 산다”… 당신도 ‘비혼’인가요?

인구 및 가구 구조 변화 급격화… 정책 변화 시급해

기사승인 2019-04-24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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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혼 :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다는 의미의 ‘미혼(未婚)’보다 결혼에 대해 적극적인 주체의 표현. 결혼을 원하는데 하지 못하는 경우나 비자발적인 비혼, 아니면 결혼 자체를 원하지 않는 경우.

결혼을 하지 않는 ‘비혼 인구’가 늘고 있다. 전통적인 인구 구조 변화에 따라 정책 변화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통계청의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혼인건수는 25만7600건으로 전년과 비교해 6800건(2.6%)이 줄어들었다. 인구 1000명당 혼인건수는 5.0건으로 전년 대비 0.2건이 감소했다. 

연령별 혼인건수를 보면, 남자는 30대 초반, 여자는 20대 후반에서 전년대비 가장 크게 줄었다. 남자 30대 초반은 5300건(-5.4%), 여자 20대 후반은 3300건(-3.5%) 각각 감소했다. 연령별 혼인율, 즉 해당 연령 인구 1000명당 혼인건수를 보면 남자는 30대 초반이 55.9건, 여자는 20대 후반이 57.0건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평균 초혼 연령은 남자가 33.2세, 여자 30.4세로 남녀 모두 전년대비 0.2세 상승했다. 

이혼건수는 10만8700건으로 전년대비 2700건(2.5%) 늘어났다. 인구 1000명당 이혼건수는 2.1건으로 전년과 유사했다. 해당 연령 인구 1000명당 이혼건수는 남자가 40대 후반이 8.6건, 여자는 40대 초반이 8.8건으로 가장 높았다. 혼인지속기간 20년 이상 이혼이 전체 이혼의 33.4%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4년 이하 이혼이 21.4%를 차지했다. 이혼부부의 평균혼인지속기간은 15.6년으로 전년대비 0.6년 늘었다. 

가구 구조 변화도 급격했다. 2010년 4인 가구에서 2인 가구로, 2015년 이후로는 1인가구 비중이 가장 높아져 2017년 현재 561만9000가구로 전체 가구의 28.6%를 차지했다. 이 수치는  OECD 평균인 30.7% 보다는 낮고, 캐나다가 미국 등과 비슷한 수준이다. 통계청은 앞으로도 증가세가 계속돼 2030년 3가구 중 1가구가 1인 가구가 되고, 이후 2045년에는 36.3%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1인가구의 성별별 분류는 여성(50.4%)이, 연령별로는 여성은 60대, 남성은 30대가 많았다. 여성은 20대에 1차 정점을 보이다 혼인으로 감소하고, 다시 50대부터 사별 등으로 증가하는 반면, 남성은 혼인 직전 30대에 정점을 이루다 점차 감소하는 경향성을 나타냈다. 

“난 혼자 산다”… 당신도 ‘비혼’인가요?

◇ 결혼 꼭 해야한다고 보지않아

또한 결혼에 대한 인식 변화도 컸다.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율은 48.1%로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성별로 보면 남자(52.8%)가 여자(43.5%)보다 결혼의 필요성에 대해 더 높은 비율을 나타냈다. 반면, 결혼에 대한 반대 의견은 상대적으로 여자(3.8%)가 남자(2.2%)보다 높았다. 

‘이혼을 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율은 46.3%로 증가하는 추세인 반면, ‘이혼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33.2%로 줄고 있었다. 재혼에 대해서는 남녀 모두 중립적인 의견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리고 13세 이상 인구 중 ‘남녀가 결혼을 하지 않더라도 함께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56.4%로 2010년 이후 계속 증가했다.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는 생각에 30.3%가 동의했고, 2년 전(24.2%)보다 6.1%p 증가했다. 

‘결혼하면 자녀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69.6%로, 남자(72.6%)가 여자(66.6%)보다 더 높았다. 13세 이상 인구 중 72.6%가 ‘외국인과 결혼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며, 이 수치는 2년 전(66.1%)에 비해 증가했다. ‘결혼생활은 가족 간의 관계가 우선해야 한다’는 의견에는 51.5%가 반대하며, 2년 전보다 반대하는 의견이 3.5%p 늘었다. 남자는 결혼생활에서 당사자보다 ‘가족 간의 관계를 우선시 하는 비율(50.9%)’이 높은 반면 여자는 ‘당사자가 우선이라는 비율(53.7%)’이 더 높았다. 

이밖에도 결혼식 문화와 관련해 응답자의 10명 중 7명이 ‘과도한 편이다’이라고 생각했다. 이는 2년 전(75.4%)에 비해 4.8%p 감소했다. 미혼 남자(64.6%)보다는 미혼 여자(70.5%)가, 농어촌(66.4%)보다는 도시(71.5%)에 사는 사람이 ‘과도한 편’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높았다. 연령대별로는 30대(76.5%)와 40대(77.2%)가 높게 나타났으며, 가구의 월평균 소득이 높을수록 ‘과도한 편이다’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높았다. 

부모 부양과 관련해서는 ‘가족이 주로 책임지며 국가가 지원해야 한다’는 견해가 42.9%로 가장 높은 지지를 받고 있으며, ‘가족이 전적으로 부담해야 한다’는 의견은 15.1%에 머무르고 있었다. 자녀 돌봄은 ‘가족이 주로 책임지며 국가가 지원해야 한다’는 견해가 39.8%로 가장 높은 지지를 받고 있으며, ‘가족이 전적으로 부담하여야 한다’는 의견은 19.2%에 머무르고 있었다. 

통계청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가족 돌봄에 있어 가족의 책임이 중요하지만 국가적·사회적 역할에 대한 기대가 높음을 반영하고 있으며, 부모 부양과 자녀 양육이라는 과제는 가족과 국가가 공동으로 책임지는 방향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생계와 관련해 ‘남편과 아내가 동등하게 책임져야 한다’는 견해가 66.8%로 가장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 성별에 따라 59.6%, 여성은 74.3%가 이러한 견해를 지지했다. ‘남편이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견해에 대해 남성이 8.2%, 여성이 2.4% 지지하고 있어 남성 스스로 생계부양자로 의식하고 있는 경향을 보였다. 

자녀 돌봄과 관련해 ‘남편과 아내가 동등하게 책임져야 한다’는 견해가 73.0%로 남녀 모두 70% 이상의 압도적인 비율로 나타나 자녀 양육 책임은 남녀 모두 동일하게 있음을 보였다. 결혼 준비 경험이 있는 청년이 ‘결혼 준비 과정에서 망설인 적이 있었다’는 경험이 32.9%라고 밝혔다. 가장 큰 이유는 ‘결혼 비용’(65.8%)이었다. 

결혼 준비 경험이 있는 청년들에게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망설인 경험이 있는지에 대해 조사한 결과, ‘아니오’라는 응답이 67.1%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68.8%) 대비 1.7%p 하락한 결과다. 성별로 비교하면, 여자(35.8%)가 남자(29.6%)보다 망설인 경험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결혼 준비 경험이 있는 청년들이 결혼을 망설인 이유로는 ‘결혼비용’이라는 응답이 65.8%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전년(46.4%) 대비 19.4%p 상승했다. 성별로는 남자(71.7%)가 여자(61.3%)보다 ‘결혼비용 때문에’ 결혼을 망설였다는 응답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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