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정 '에세이'발언에 병리학회 "병리학자 싸잡아서 폄하..사과·자숙해야"

기사승인 2019-08-23 10:3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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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정 '에세이'발언에 병리학회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이 조국 법무부 후보자의 딸 조모(28)씨의 병리학 논문과 관련 "에세이를 제출한 것이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겠다"며 병리학 논문을 '학생실습보고서'에 빗대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대한병리학회는 국제적 권위를 자랑하는 학술지의 명예를 훼손한 발언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이 교육감은 지난 22일 자신의 SNS에 "“조국 장관후보자의 딸이 고등학생때 ‘논문제1저자’라고 여기저기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참다못해 한마디 한다"며 "미국에서는 이런 보고서를 '에쎄이'라고 하는데 에쎄이의 우리말이 적절한 말이 없어서 ‘논문’이라고 부른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조 후보의 따님의 경우도 대학교수의 지도 아래 현장실습을 한 것이고 그 경험으로 ‘에쎄이’로 써서 보고서를 제출한 것이다. 당연히 제1저자는 그 따님이다"라고 주장했다.

조 후보자의 딸 조모씨는 고등학교 1학년 겨울방학 2주간 인턴 과정에서 참여한 병리학 논문의 '제1저자'에 등재돼 부적절한 특혜의혹을 받고 있다.

이 교육감의 '에세이 수준'이라는 주장에 대한병리학회는 '명예훼손'이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학술지의 명예를 훼손하고, 전국 병리학자들을 펌훼한 발언이라는 지적이다. 학회 차원의 반박 입장문 발표도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병리학회지는 2008년 5월 SCIE에 등재돼 당시 조모씨의 논문 또한 국제학술지에 실릴만한 전문성을 검증받은 SCIE급에 해당된다.

병리학회 관계자는 "국내 약 280여개 의약학회지 가운데 SCIE급 학술지는 30여개에 불과할 정도다. 그런데 객관적인 근거조차 없이 마치 아무나 논문을 실을 수 있는 학술지로 비하하고, 전국의 열심히 연구하는 병리학자들을 싸잡아서 폄훼한 것"이라며 "우리는 그 정도로 생각하는 것인지 놀랍고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내부적으로 매우 중대하게 생각한다. 정중한 사과와 자숙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앞서 대한의학회는 22일 조모씨가 병리학 논문의 제1저자로 등록된 과정이 의심스럽다며 단국대와 병리학회에 경위를 명확히 밝히라고 권고한 바 있다. 의학회의 권고에 따라 이날 단국대 연구윤리위원회는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조모씨의 논문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조사에 착수 했다.

대한병리학회도 책임저자인 단국대 장영표 교수에게 '소명 요청서'를 보내 조씨를 제1저자로 올린 경위를 2주 이내에 해명하라고 요구했다. 책임저자가 논문 등재 과정에 거짓이나 부적절한 문제가 있다고 인정할 경우, 학회는 확인 과정을 거쳐 논문 등재를 철회할 수 있다.  

한편, 이날 장영표 단국대 교수는 "지나친 것이었다면 사과한다. 어떤 처벌도 달게발겠다"면서도 "학자로서 부끄러움은 없었다"는 입장을 전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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