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먹을 것, 앉을 곳 조심해야 하는 이유

여름 다음으로 식중독 발생 높고 진드기매개감염병 위험 ↑

기사승인 2019-09-05 04:37:00
- + 인쇄

시간, 장소, 날씨와 관계없이 언제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는 감염병은 가을철에도 발병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 9월 식중독·A형간염 등 발생 증가…식품 섭취 주의

식중독균 번식이 활발한 여름이 지나갔지만 9월에도 식중독 발생은 해마다 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9월 한 달 식중독 발생건수는 2014년 27건에서 2017년 31건, 2018년 56건으로 증가했으며, 최근 5년간 가을철(9~11월) 연평균 발생건수는 95건으로 여름철(6~8월) 113건 다음으로 많이 발생했다.

지난 2014~2018년 가을철 원인균별 식중독 발생건수를 보면, 병원성대장균 식중독은 28%,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은 1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성대장균 식중독은 주로 분변에 오염된 물, 오염된 용수로 세척한 채소, 도축 과정에서 오염된 육류 등에 통해 이뤄진다. 병원성대장균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손씻기를 철저히 하고, 가금류, 수산물, 육류 세척 시 주변에 날로 섭취하는 채소, 과일 등에 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은 노로바이러스에 오염된 음식물과 물을 섭취했거나, 환자 접촉을 통한 사람 간 전파가 가능하다. 노로바이러스는 입자가 작고 표면 부착력이 강하므로 30초 이상 비누나 세정제를 이용해 손가락, 손등까지 깨끗이 씻고 흐르는 물로 헹궈야 한다. 조리음식은 중심온도 85℃에서 1분 이상 익혀야 하며, 채소·과일은 깨끗한 물로 세척한 후 섭취해야 한다.

최근에는 A형 간염 환자 발생이 급증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올해 신고된 A형 간염 환자는 1만3000명이 넘는다. 지난 8월에 신고된 환자가 2734명으로 가장 많고, 주로 34주차에 환자가 집중됐다. 이제 막 첫 주가 시작된 9월에도 47명이 발생했다. 지역별로는 서울, 경기, 대전 등에서, 연령별로는 30~40대의 젊은 연령층에서 발생률이 매우 높았다.

 

A형 간염은 감염된 환자의 분변에 오염된 손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접촉해 전파되거나,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 또는 음식을 섭취해 감염될 수 있다. 또 감염된 환자의 혈액을 수혈 받거나, 혈액 노출됐을 때 혈액을 매개한 감염도 가능하다. 소아의 경우 감염되더라도 증상이 없거나 경증으로 앓고 지나갈 때가 많으나, 성인은 70%이상 증상이 나타나고, 심하면 전격성 간염으로 사망할 수 있어 예방이 중요하다.

예방을 위해서는 손 씻기, 음식 익혀먹기, 물 끓여 마시기 등 개인위생을 철저하게 준수해야 한다. 용변 후, 음식 취급 전, 환자를 돌보거나 아이를 돌보기 전 비누를 사용해 30초 이상 흐르는 물에 손을 씻어야 한다. 또 다른 예방법으로는 예방접종이 있다. A형 간염을 앓은 적이 없거나, A형 간염 면역이 없는 경우 6∼12개월 간격으로 2회 근육주사로 접종하여 면역을 획득할 수 있다.

◇ 야외활동 시 진드기‧모기 물리지 않도록 해야

선선한 날씨가 이어지는 가을에는 나들이, 추석 성묫길 준비 등으로 인해 야외활동이 늘게 된다. 풀이 무성하게 자란 곳에서는 진드기나 모기 등에 물릴 수 있고, 별 문제없이 지나갈 수 있지만 간혹 사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가을철 먹을 것, 앉을 곳 조심해야 하는 이유

특히 가을은 털진드기 유충이 활동하는 시기여서 쯔쯔가무시증 발생률이 높다. 지난해 기준 9월부터 발생률이 증가하기 시작해 11월까지 증가 추세를 이어갔으며 올해도 8월에만 116명이 발생했다. 또 바이러스를 보유한 참진드기에 물려 발생하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위험도 이 시기에 높기 때문에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풀밭 위에 앉거나 눕는 것을 조심하고, 긴소매의 옷을 입어 팔다리를 보호하는 것도 필요하다. 옷은 풀 위에 벗어두지 않도록 하고 집에 돌아와서 바로 세탁하는 것이 좋다.

‘작은빨간집모기’와 같은 일부 모기는 치명적인 병을 유발할 수 있다. 지난달에는 이 모기에 물린 것으로 추정되는 80대 여성이 ‘일본뇌염 바이러스’에 감염돼 사망하기도 했다. 일본뇌염은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돼지와 같은 동물들을 작은빨간집모기가 흡혈한 후 사람을 물었을 때 전염된다. 작은빨간집모기는 논, 축사, 웅덩이 등에 서식하는 암갈색 소형 모기이며 주로 모기의 활동이 왕성한 8월부터 11월까지 발생한다.

질본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일본뇌염 감시결과, 일본뇌염 환자의 90% 이상이 40세 이상으로 나타나 이 연령층에서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본뇌염 국가예방접종 사업 대상인 생후 12개월에서 만 12세 이하 어린이는 표준예방접종일정에 맞춰 접종을 완료하는 것이 좋다. 성인의 경우 논 또는 돼지 축사 인근 등 일본뇌염 매개모기 출현이 많은 위험지역에 거주하는 사람 및 일본뇌염 유행국가로 여행 계획이 있는 사람 중 과거 일본뇌염 예방접종 경험이 없는 성인을 대상으로 예방접종이 권장된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