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남측 시설 철수”…현대 “당혹스럽지만, 차분히 대응할 것”

기사승인 2019-10-23 13:39:00
- + 인쇄

“금강산 남측 시설 철수”…현대 “당혹스럽지만, 차분히 대응할 것”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남 의존정책을 비판하며 금강산에 있는 남측 시설 철거를 지시했다는 조선중앙통신 보도와 관련 금강산관관 사업주체인 현대그룹 측이 당혹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23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북한 관영매체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금강산 일대 관광시설을 현지 지도하고 고성항과 해금강호텔, 문화회관, 금강산호텔 금강산 옥류관 등 남측에서 건설한 시설들을 돌아봤다고 보도했다. 

북한 매체 보도에 의하면 김 위원장이 대남 의존정책을 비판하며 철수를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위원장은 이들 시설에 대해 “민족성이라는 것은 전혀 찾아볼 수 없고”, “건축 미학적으로 심히 낙후”, “건설장의 가설건물을 방불케 하는”, “자연경관에 손해”, “관리가 되지 않아 남루하기 그지없다”는 등의 표현으로 비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 집권 시절 남측의 현대 그룹과 함께 추진했던 대표적 남북 경제협력사업인 금강산관광을 두고 “국력이 여릴 적 남에게 의존하려 했던 선임자들의 의존정책이 매우 잘못되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현대그룹 측은 23일 입장문을 통해 “관광재개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보도에 당혹스럽지만, 차분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김 위원장이 직접 대남 의존을 비판하고 남측 시설 철수를 언급한 것은 기존의 상황과는 전혀 다르다는 해석들이 나온다. 특히 지난 8월에는 고(故) 정몽헌 전 회장 16주기 추모 행사의 금강산 개최가 무산된 뒤 직접 김 위원장이 바판의 목소리를 냄에 따라 금강산관광 재개가 더 불투명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관련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정은 회장을 포함한 임원들과 지속적으로 태스크포스를 운영해왔던 만큼, 그 틀 안에서 향후 대책 등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