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남 의존정책을 비판하며 금강산에 있는 남측 시설 철거를 지시했다는 조선중앙통신 보도와 관련 금강산관관 사업주체인 현대그룹 측이 당혹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23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북한 관영매체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금강산 일대 관광시설을 현지 지도하고 고성항과 해금강호텔, 문화회관, 금강산호텔 금강산 옥류관 등 남측에서 건설한 시설들을 돌아봤다고 보도했다.
북한 매체 보도에 의하면 김 위원장이 대남 의존정책을 비판하며 철수를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위원장은 이들 시설에 대해 “민족성이라는 것은 전혀 찾아볼 수 없고”, “건축 미학적으로 심히 낙후”, “건설장의 가설건물을 방불케 하는”, “자연경관에 손해”, “관리가 되지 않아 남루하기 그지없다”는 등의 표현으로 비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 집권 시절 남측의 현대 그룹과 함께 추진했던 대표적 남북 경제협력사업인 금강산관광을 두고 “국력이 여릴 적 남에게 의존하려 했던 선임자들의 의존정책이 매우 잘못되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현대그룹 측은 23일 입장문을 통해 “관광재개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보도에 당혹스럽지만, 차분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김 위원장이 직접 대남 의존을 비판하고 남측 시설 철수를 언급한 것은 기존의 상황과는 전혀 다르다는 해석들이 나온다. 특히 지난 8월에는 고(故) 정몽헌 전 회장 16주기 추모 행사의 금강산 개최가 무산된 뒤 직접 김 위원장이 바판의 목소리를 냄에 따라 금강산관광 재개가 더 불투명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관련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정은 회장을 포함한 임원들과 지속적으로 태스크포스를 운영해왔던 만큼, 그 틀 안에서 향후 대책 등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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