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오 지원 여가부 장·차관 증언 엇갈려… 김현아 “이정옥 장관 위증 유력”

기사승인 2019-10-23 12: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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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장자연씨의 목격자라며 대중과 정치권의 주목을 받다 각종 구설로 현재는 경찰 조사를 회피하고 있는 윤지오씨에 대한 여성가족부의 숙소 지원에 대해 장관과 차관의 증언이 엇갈리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2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 중인 여가부 국감에서 자유한국당 김현아 의원이 “윤지오씨가 경찰 보호 전까지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의 보호를 받았다”는 질의에 박봉정숙 원장은 “숙박비를 지원했다”며 “(진흥원이) 기부금을 받고 있다”고 얼버무렸다. 

이어 김 의원이 “성폭력 피해자와 가족 구성원에 대한 지원이 가능한데 무슨 근거로 지원했느냐”며 “현재 윤씨 발언의 신빙성이 의심받고 있는데, 무엇을 믿고 진흥원이 먼저 나서서 이 사람을 도왔느냐”고 추궁했다. 이에 대해 박 원장은 “장자연 사건의 증언자라고 주장했으며 사안이 중대했다”고 대답했다. 

진흥원이 확인도 안하고 지원을 하느냐는 질타에 박 원장은 “여가부에서 협조요청이 왔다”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김희경 여가부 차관은 “숙소 지원은 법률적 근거가 없어 예산은 쓰지 않고 기부금으로 집행했다. 진흥원 정관에는 여성폭력 전반에 대해 지원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고 해명했다. 

기부금과 관련해 김 차관은 “여가부가 전달해 진흥원은 현금으로 수령해 지원이 이뤄졌다”며 “사적 기부금을 전달했다”고 답변했다. 다만, 전례가 없었다는 점은 시인했다. 

윤지오 지원 여가부 장·차관 증언 엇갈려… 김현아 “이정옥 장관 위증 유력”

문제는 장관의 증언으로 불거졌다. 이 장관은 “그 부분에 대해 여가부가 관련된 것이 아니고 진흥원에서 익명의 기부자를 통해 숙소 지원을 한 것만 알고 있다”고 증언, 진흥원의 독자적인 지원이라는 취지로 말한 것이다. 이렇듯 장차관의 증언이 엇갈리자, 김 의원은 “둘 중 한 명은 위증을 하고 있으며 위증이 밝혀지면 고발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곧이어 김 의원은 여가부가 진흥원에 보낸 윤씨의 숙소 지원 관련 요청 공문을 공개하며 “장관이 위증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차관은 “공문이 실행되지 않았다”고 반박하자, 다시 김 의원은 “예산 집행이 어려우니 기부금으로 하라고 지시한 것 아니냐”고 거듭 추궁했다. 

김현아 의원은 “그렇게 여가부가 할 일이 없느냐. 다른 성폭력 피해자들은 피해를 증빙하려면 얼마나 힘든 줄 아느냐. 진선미 전 장관이 한 것 같은데, 여가부가 보듬어야 할 사람이 얼마나 많은 줄 아느냐. 권한 없다고만 할 거라면 다들 사표를 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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