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의숨결] 미인은 여름 감기에 약하다?

기사승인 2020-05-27 09:4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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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선 박사
영동한의원 대표원장

#여름 감기와 미인의 상관관계는?
#글// 김남선 영동한의원 대표원장(한의학박사)

사심 없이 얼핏 봐도 상당한 미모의 한 중년 여성이 얼마 전 필자를 찾아왔다. 45세의 커리어우먼 K씨다. K씨를 괴롭히는 것은 다름 아닌 쉴 새 없이 터지는 재채기와 맑은 콧물, 코막힘 증상이었다.

여름철만 다가오면 반복되는 코감기(여름감기)도 문제였다. K씨는 여름 내내 감기가 코에서 떠날 날이 없어 언제나 여름철이 다가오면 계절나기가 두렵기만 하다고 털어놨다.

진찰을 해보니 손발과 배가 차고 냉하며 배에서는 간혹 출렁거리는 물소리 같은 것도 들렸다. 실제는 그녀는 찬물에 손만 닿아도 어김없이 재채기가 터져나오고 맑은 콧물이 줄줄 흘러나오는 바람에 늘 화장지를 손에 쥐고 다녔다고 말했다.

언제 어디에 있더라도 보통 고역이 아니었을 것이다. 알고 보니 자동차를 탈때도 에어컨을 틀면 콧물과 재채기가 심해지기 때문에 아무리 찌는 삼복 더위 속이라도 에어컨 한 번 제대로 틀어보지 못하고 여름을 견뎌야 했을 정도였다. 그 고통과 불편이 얼마나 클지 듣기만 해도 딱할 지경이었다.

K씨처럼 한 번씩 계절이 바뀔 때마다 병원 출입을 반복해야 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비염 환자들이다. 환절기에 의료기관에 감기(?) 환자가 눈에 띄게 늘어나는 이유다.

이렇게 늘어나는 비염 환자들 중에 더욱 눈에 띄는 환자들이 있다. K씨와 같은 미인형의 여성들이다. 대체로 조금 마른 듯한 체형에 멋있고 지적인 타입의 여성들로, 비슷한 증상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아 더 기억에 남는다.

특히 얼굴이 희고 이목구비가 잘 정돈된 미인들은 진찰을 해보면 신기하게도 한결같이 추위를 잘 타고 기온의 변화에 민감한 코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호소하는 증상도 비슷 비슷한 편이다. 조금만 차가운 곳에 앉거나 찬물, 찬 공기 등 차가운 것을 만지기만 해도 코에 민감한 반응이 일어난다는 것이.

나아가 시도때도 없이 콧물과 재채기가 터져나온다고 한다. 그래서 평소에 커피나 유자차 등 따뜻한 종류의 차를 즐기며, 콜라나 사이다와 같은 청량음료나 냉수 등 차가운 음료수 마시기를 꺼린다. 성격적으로는 신경이 예민하고 깨끗한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사람은 ‘냉증 체질’로 진단한다. 환절기마다 거의 습관적이라 할 만큼 갖가지 비염 증상에 시달리는 것도 따지고 보면 냉증 체질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흔히 개도 안 걸린다는 여름 감기도 달고 산다. 이 역시 알고 보면 냉증 체질에서 시작된 것일 수 있다.

무슨 방법이 없을까? 물론 있다. 체질을 바꾸면 된다. 차가운 것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냉증 체질을 따뜻하게 바꿔주면 된다. 한의학에선 몸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성질의 약재를 혼합, 체질을 개선해주는 처방이 많다. 여름이 괴로운 미인들이여, 냉증 체질부터 우선 바꿔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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