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압류되던 이수진 의원(비), 노조활동으로 집안 일으켰다?

오준엽 / 기사승인 : 2020-08-31 05: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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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위원장 6년, 민주당 최고위원 2년… 현 재산은 약 12억원
짙어지는 재산 형성과정 의혹… 일체의 답변 거부하며 ‘침묵’만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이수진 의원이 지난 20일 소속 상임위원회인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노동전문가로 국회에 진출한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비례대표 의원의 과거행적에 의혹과 불신이 싹트고 있다. 특히 이 의원의 재산형성과정을 둘러싼 논란이 노동계 내부에서부터 흘러나오고 있다. 이 의원의 과거엔 무슨 일들이 있었던 것일까?

이 의원은 한국노총(한국노동조합총연맹)의 지원을 받아 2012년 1월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 전신) 청년대표 국회의원 선출특별위원회 위원으로 이름을 올리며 본격적인 정치활동을 시작했다. 

당시 이 의원은 연세의료원 노동조합의 위원장(2011~2017년)이자 한국노총 서울본부 부의장(2010~2014년)이기도 했다. 이후 노조위원장과 한국노총 내 간부라는 직책을 바탕으로 정당 및 정부의 업무를 보기 시작했고, 2018년 9월부터는 민주당 최고위원의 자리에까지 올랐다.

문제는 지난 10년 동안의 행적이다. 지난 29일 국회에서 발표한 초선 국회의원들의 재산공개내역에 따르면 이 의원이 신고한 재산은 부모 및 배우자, 자녀 2명의 신고가액을 포함해 총 11억9567만8000원이다. 대부분의 재산은 이 의원과 이 의원의 모친 소유다.

주거형태는 어머니가 소유한 4억원 가량의 서울 중랑구 소재 단독주택에 어머니를 모시며 전세 보증금 1억원을 내고 살고 있다. 본인 소유로는 별도의 주택을 가지고 있진 않다. 예금 2억9847만7000원과 채권(1억원)·채무(금융채무 1720만6000원) 관계만 추가로 확인된다.

신고한 어머니 재산은 이 의원보다 많다. 단독주택이 어머니의 소유인데다 청량리 소재 1억2000만원 상당의 복합건물 또한 가지고 있다. 예금은 2억1887만9000원이 있었다. 다만 건물임대채무가 1억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류상으로는 그리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초선 의원이기에 앞서 재산공개가 이뤄지지 않은만큼 비교가 어려운데다, 수십억원대 재산을 축적하고 있지도 않기 때문이다. 다만 의문이라면 어머니를 부양하고 있는 이 의원과 어머니 사이의 금전거래관계가 조금 얽혀 있는 정도다.

하지만 노동계, 이 가운데 같은 연세의료원에 근무하고 있던 이들의 입장에서는 조금 달랐다. 불과 10년 전, 남편의 사업실패 등으로 월급조차 차압되고 자녀의 치료비 등으로 생계조차 어려웠다고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수진 의원이 지난 18일 열린 보건간호사 처우개선을 위한 토론회에 참석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들은 간호사이긴 하지만 기본 월급 외의 수입을 기대하기 힘든 노동조합에 월급조차 없는 정치활동을 하며 10억원 이상의 재산을 가족이 보유하고 있다는 점, 나아가 당시에도 60세가 넘은 이 의원의 모친이 이 의원보다 많은 재산을 소유하고 있다는 점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리고 일련의 의문은 앞서 쿠키뉴스가 보도했던 이 의원의 노동조합 후원금 개인계좌 수령(참고: [단독] 윤미향, 이어 비례 이수진도 기부금 개인계좌 수령)이나 노조원이 받을 장학금의 일부를 회수한 일(참고: [단독] 이수진 비례대표, 개인계좌 모금에 장학금 편취까지?) 등과 맞물려 합리적 의심으로 자리잡아갔다.

더구나 취재 중 30년 근속 노조원의 퇴직기념품으로 지급되는 순금 1냥(37.5g) 가량의 기념품 제작과정에 이 의원의 남편이 관여했고, 기념품의 황금순도와 중량에서 규정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인 사실 등이 확인되며 의심이 점점 커져만 갔다.

전 노조 관계자였던 A씨는 “남편이 변변한 직업 없이 이것저것 사업을 하며 손해를 봤고 월급도 압류되며 어렵게 생활한 것으로 안다. 노조에 함께 근무할 땐 개인 영수증을 처리하려다 문제가 된 적도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악착같이 살았어도 10년 안에 별다른 투자도 하지 않고 5억원을 모았다는 것을 상식적으로 이해하기는 쉽지 않지 않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아울러 “퇴직기념품으로 제작하는 순금에 장난을 쳐서 노조 내에서 난리가 난 적도 있다. 이 외에도 각종 개인비용을 활동비 등으로 충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는 사람들(노조 관계자들)끼리는 ‘참 알뜰하게도 모았다’거나 ‘딸이 잘나서 집안을 일으켜 세웠다’는 비난 섞인 말들을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련의 사실들 혹은 사실에 바탕을 둔 의혹들은 여전히 미궁 속에 갇혀 외부로 드러나지 않고 있다. 이 의원과 이 의원이 연세의료원 노조위원장 시절부터 함께 해온 이 모 비서관은 입을 굳게 다문 채 2달여간의 계속된 문의에도 외면만 하고 있다.

심지어 앞서 제기한 후원금의 개인계좌 수령이나 장학금 회수에 대한 의혹은 최고위원으로 활동할 당시 수사기관에 고발도 이뤄졌지만, 관련 계좌조차 확인하지 않은 수사기관의 납득하기 힘든 불기소 처분을 면죄부인양 내세우며 사실까지 왜곡하고 있다.

이에 대해 A씨는 “노동자대표라는 명칭을 내세우며 역으로 노동자를 탄압하고 고혈을 뽑아먹은 이가 권력의 비호 아래 면죄부를 받고 국회의원이 됐다. 이게 세상이냐”면서 “이러니 다들 자리 하나 차지하려 달려드는 것 아니겠냐”고 사회에 대한 불신과 한탄만을 거듭 내뱉었다.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