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업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속도 낸다

뉴노멀 대비 나선 화학업계...안전‧효율 두 마리 토끼 잡는다

기사승인 2020-09-03 04: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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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업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속도 낸다
▲한화토탈 정비팀 직원이 스마트글래스를 활용해 해외 기술선 직원과 커뮤니케이션하며 기계 설비를 보수하고 있는 모습.(사진=한화토탈 제공)
[쿠키뉴스] 임중권 기자 =올해 코로나19(이하 코로나)가 돌발변수로 급부상한 가운데 한국 화학업계가 팬데믹 이후 찾아올 뉴노멀(New Normal) 시대에 대비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에 나섰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디지털 기술을 산업 전반에 적용해 전통적인 사업 구조를 혁신시키는 것을 뜻한다. 전통적 제조업일수록 디지털 혁신을 통한 차별화의 결과가 크게 나타나기 때문에 산업계 전반에서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의 석유화학 사업을 이끌고 있는 한화토탈과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 한화종합화학이 디지털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사내 교육을 완료하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화그룹 유화 3사는 지난해 11월부터 임직원 42명을 대상으로 약 9개월간 진행된 디지털 아카데미 교육 프로그램을 모두 완료했다고 최근 밝혔다.

디지털 아카데미는 석유화학공장 내 주요 공정 관리를 담당하는 엔지니어 직군을 비롯해 마케팅, 원료구매 등 실무에 빅데이터 활용이 가능한 직무의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빅데이터 전문 인력으로 양성하기 위해 한화그룹 석유화학 부문 3개 회사가 공동 개발한 프로그램이다.

교육에 참가한 직원들은 10주간 초급 교육을 통해 기본적인 분석기법, 모델링, 케이스 스터디 등 빅데이터 기초 이론을 교욱 받았다. 이후 12주 중급 교육에서 빅데이터 분석을 활용한 실제 업무 개선 방안을 발굴하고 적용하는 실무 교육을 받았다.

3사는 이 직원들이 현업에서 사내에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해 공정 개선과 품질 관리, 손익 예측, 안전 관리 등 실제 업무에 빅데이터를 접목한 성과를 도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직원들이 빅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해 필수적인 인프라인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올해 첫 빅데이터 전문가를 배출한 디지털 아카데미는 2022년까지 연간 교육 프로그램으로 두 차례 더 운영될 예정이다. 1년차 42명이었던 교육대상을 3년차에는 150명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조종환 한화토탈 DT추진팀 팀장은 “디지털 아카데미는 실제 업무에 빅데이터 분석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기획됐다”며 “직원들이 데이터 기반으로 의사결정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고 디지털 혁신이 직원들의 일하는 방식을 바꿀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프로그램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화학업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속도 낸다
▲롯데케미칼 직원들이 RPA시스템을 적용해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사진=롯데케미칼 제공)
국내 1위 전통 화학사인 롯데케미칼 역시 DT(Digital Transformation) 문화 내재화와 실질적인 사례 발굴을 위한 제안 제도를 실시했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7월부터 8월 초까지 전사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고객 만족 ▲업무 방식 혁신 ▲생산성 및 수익성 향상 ▲비용절감 등을 통해 기업 가치를 향상 시킬 수 있는 내용을 자유롭게 받았다. 취합된 제안은 각 본부 및 부문별 DT 담당자가 관련 팀과 협의를 통해서 최종 제안을 선정, 업무에 적용될 예정이다.

코로나 시대에 맞춘 언택트 방식으로 회사와 동일한 환경에서 업무 진행이 가능한 RDS(Remote Desktop System) 시스템과 고객별 요청에 맞춘 다양한 화상회의 솔루션(SKYPE, ZOOM, TEAMS, WEBEX)도 적용해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롯데케미칼 공장의 경우 코로나로 인한 출장 및 대면 접촉이 어려운 상황에서 스마트 글래스를 통한 해외 슈퍼바이저와 원격 점검 및 회의도 진행하고 있다. 또 예지 정비(Predictive Maintenance),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시스템을 도입해 공장 효율성 극대화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는 “DT(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가 결국 회사 본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며 주주와 고객의 가치를 제고하는 가장 중요한 핵심 자산이 될 것”이라며 “코로나로 인한 수요 부진과 원유 가격의 변동성 등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흔들림 없는 내부 경쟁력 강화로 지금의 시기를 극복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화학업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속도 낸다
▲SK인천석유화학 임직원들이 모바일 기반 전자 작업허가 시스템(e-Permit)을 통해 업무를 진행하는 모습.(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SK인천석유화학은 ‘안전·보건·환경(SHE)관리 시스템’의 디지털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회사가 축적해 온 안전환경 관리 역량과 AI, 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디지털 SHE 플랫폼’ 구축해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 및 신성장 동력 발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모바일 기반 전자 작업허가 시스템(e-Permit)의 개발을 완료하고, 사업장 전체에 상용화를 시작했다. 이는 공정 내 모든 작업 관련 허가 절차를 모바일 앱을 활용, 다수의 구성원 및 작업자가 공동으로 점검 사항을 작성하고 승인하는 시스템이다.

전자 작업허가 시스템은 기존 종이 작업허가서로 진행되던 복잡한 절차를 디지털 시스템화하면서 오기나 필수 항목 누락 등을 사전에 방지했다. 오류가 있을 시에는 결재가 되지 않는 등 작업허가 절차를 반드시 준수하도록 설계됐다.

아울러 모바일 기기를 통해 현장에서 작업허가 작성과 결재가 가능하다. 이동 및 문서 작성·관리에 드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고, 작업 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관리 할 수 있어 이상 발생 시, 빠른 대응을 통해 안전성을 높일 전망이다.

영상 분석 기술 기반의 지능형 CCTV를 도입하며 관제 시스템에서도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SHE 관리 체계를 적용했다. 이 CCTV는 딥러닝(Deep Learning) 기반의 영상 분석 기술을 적용해 공정 설비 이상 또는 화재, 누유, 위험 행동 등을 감지해 선제적으로 사고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사람이 직접 CCTV를 보고 있지 않아도, 이상 상황이 발생하면 CCTV가 이를 감지해 즉시 알람을 하게 된다. 알람을 통해 현장 구성원들의 선제 대응이 가능하다는 게 SK인천석유화학 측 설명이다.

지난 2018년부터 현재까지 공정 및 원유 탱크 지역과 변전소 지역, 불꽃(플레어 스택) 확인 등으로 지능형 CCTV를 확대해 총 50여개 설치를 완료했다.

SK인천석유화학은 디지털 신기술을 적용해 저장탱크 지역 내 유증기 감지를 위한 열화상 카메라, 공정 내 가스 누출 감지 시스템, 부두 자동 경보시스템 등과 연동하는 차세대 지능형 CCTV 시스템도 구축해 나갈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앞으로 전자 작업허가서(e-Permit), 지능형 CCTV 등 신기술이 적용된 SHE  시스템을 통해 축적된 데이터를 분석 및 활용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회사 고유의 디지털 SHE 플랫폼 구축을 가속화 해나가겠다”고 전했다.

im9181@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