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못 가니 캠 스터디해요” 시험기간 카메라 앞에 앉은 대학생들

기사승인 2020-12-08 06: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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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못 가니 캠 스터디해요” 시험기간 카메라 앞에 앉은 대학생들
▲사진=지난 8월19일 오전 서울 마포구 한 프랜차이즈 카페에 '사회적 거리두기' 안내문이 놓여있다. 박효상 기자

[쿠키뉴스] 정유진 인턴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도서관, 카페 등이 문을 닫자 ‘캠 스터디’ 방식의 공부법을 택하는 대학생이 늘고 있다.

대학교 시험 기간을 맞은 6일, 서울 소재 대학 커뮤니티에는 줌을 이용한 캠 스터디 모임 글이 속속들이 올라왔다. 캠 스터디는 웹캠(인터넷 캠코더)과 스터디(공부)를 합한 신조어다. 줌(Zoom)이나 구루미, 구글미팅 클래스 등의 화상회의 플랫폼을 실행해 친구 또는 불특정 다수에게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최근에는 대학 커뮤니티에 공부 시간대와 화상회의 플랫폼 링크를 올리면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링크에 접속하여 스터디에 참여하고 있다. 

캠 스터디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카페 등에 갈 수 없게 된 ‘카공(카페에서 공부)족’들이 택한 대안이다. 실제 캠스터디 스타트업 구루미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신규 가입자가 지속해서 증가했다. 코로나19 국내 확진자가 급증한 지난 2월 다섯째 주 신규 가입자는 3882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1월 셋째 주보다 5배 늘었다.
“카페 못 가니 캠 스터디해요” 시험기간 카메라 앞에 앉은 대학생들
▲사진= 6일 밤 온라인 캠 스터디를 통해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정유진 인턴 기자

캠 스터디를 이용하는 대학생 이모씨(여·22)는 “코로나19로 인해 카페나 도서관에서는 공부할 수 없게 됐고, 집에서는 집중이 안 돼서 줌을 통해 공부하기 시작했다”라고 밝혔다. 하루에 4~5시간을 캠 스터디로 공부한다는 이씨는 “확실히 혼자 방에서 공부할 때보다 캠 스터디를 통해 공부하는 것이 집중이 잘 된다”라고 강조했다. 스마트폰으로 공부 모습을 찍다 보니 딴짓하는 시간이 줄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대학생 박모씨(여·23) 역시 캠 스터디의 장점에 대해 “카페나 스터디카페도 못 가게 된 상황에서 친구들이랑 캠 스터디를 약속해놓으면 의무적으로라도 공부를 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박씨는 또 “친구들이 늦은 시간까지 공부하는 모습을 보고 동기부여 받을 때도 있다. 혼자 공부하는 것보다 덜 외로워서 좋다”라고 말했다.

공부 긴장감을 갖기 위해 모르는 사람과의 스터디를 선호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모씨(24)는 “친구들이랑 스터디하면 대화를 나누다가 딴 길로 새는 문제점도 있어서 아예 모르는 사람과 스터디를 하는 것을 선호한다”라며 “공부 시간을 정해놓아 일정 시간을 채우지 못하고 스터디를 나간다거나, 스터디에 참여하지 못한 날에는 벌점이나 벌금을 부여한다”라고 밝혔다.

“카페 못 가니 캠 스터디해요” 시험기간 카메라 앞에 앉은 대학생들
▲사진=온라인으로 수업을 듣고있는 대학생. 박효상 기자

전문가는 코로나19로 캠스터디와 같은 언택트(Untact·비대면) 문화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택광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인간은 원래 개인적인 안정을 추구하면서도 남들의 인정을 받고 싶어 하는 사회적 동물”이라며 “캠 스터디 현상 역시 혼자서 해야 하는 공부를 남이 봐주길 바라는 인정 욕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과거에는 캠 스터디가 그저 ‘놀이’였다면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에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됐다. 팬데믹으로 인해 시공간 제약을 없애는 원격 기술이 크게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ujiniej@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