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샤우팅] 좋은 요양병원 찾기 10가지 원칙

글·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

기사승인 2020-12-25 05: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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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우리나라도 노인 돌봄 문제는 이제 가정을 넘어 사회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812만 5천명(2020년 기준)으로 전체 인구의 15.7%를 차지한다. 이 추세라면 고령 인구 비중은 앞으로도 계속 증가해 2025년에는 20.3%에 이르러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것이다. 

[환자샤우팅] 좋은 요양병원 찾기 10가지 원칙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우리나라도 노인 돌봄 문제는 이제 가정을 넘어 사회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65세 고령자의 생존 기대여명은 20.8년(2018년 기준)이다. 이에 반해 2019년 65세 이상 고령자의 사망률은 전체인구 사망률과 비교할 때 암 4.7배, 심장질환 5.6배, 폐렴 6.3배, 뇌혈관질환 5.5배, 당뇨병 5.5배 더 높다. 이는 65세 이상 고령자는 질병 치료를 위해 병원에 입원할 기회가 더 많고 기간도 더 길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고령자의 상당수는 요양병원에서 치료받다가 생을 마감한다. 요양병원은 미래의 우리가 노후시간의 대부분을 보내고 임종까지 맞이하게 될 중요한 거주지가 될 것이다. 문제는 요양병원에서 일어난 각종 사건·사고 뉴스를 보면 치료가 필요한 연로한 부모를 요양병원에 입원시키는 것이 과연 옳은지 고민하게 된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가족 면회가 제한되면서 환자들의 불안과 스트레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아프신 부모를 둔 가족의 가장 큰 관심사는 “어떻게 하면 좋은 요양병원을 찾을 수 있을까?”이지 않을까 싶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고려해야 할 점이 조금씩 다를 수 있겠지만 그동안 요양병원에서 치료받은 경험이 있는 환자들과의 상담 내용과 전문가들의 의견 중에서 공통점만을 모아서 ‘좋은 요양병원 찾기 10가지 원칙’으로 요약 정리해 보았다.   

[환자샤우팅] 좋은 요양병원 찾기 10가지 원칙
▲좋은 요양병원 찾기 10가지 원칙
01. 높은 등급과 인증은 받아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링크주소: https://bit.ly/3rlf51b)에서 요양병원이 요양급여 적정성 평가에서 높은 등급(1~5등급)을 받았는지 그리고 의료기관평가인증원 홈페이지(링크주소: https://bit.ly/2WF6h8b)에서 인증(인증, 조건부인증, 불인증) 받은 병원인지 확인해야 한다.  

02. 집에서 가까워야 한다. 
요양병원은 가족이 쉽게 찾아갈 수 있고, 환자도 정서적으로 안심하도록 접근성이 좋아야 한다. 환자 입장에서는 공기 좋은 산속에 위치한 시설 좋은 요양병원보다 출퇴근할 때 가족이 잠깐 들러서 환자의 상태와 안부를 확인할 수 있는 요양병원을 더 선호한다. 

03. 식사가 좋아야 한다. 
고령의 환자에게는 의료진의 치료 못지않게 식사가 중요하다. 아무리 치료를 잘 받아도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하면 치료효과는 떨어지기 마련이다. 더구나 생을 마감할 때까지 요양병원에서 치료받고 생활해야 하는 환자라면 양질의 맛있는 식사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따라서 가능하면 식사 시간에 요양병원을 방문해 양질의 식사가 제공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때 불쾌한 냄새나 소음이 없는지도 함께 살펴보아야 한다.

04. 4무2탈(4無2脫) 존엄케어 해야 한다. 
냄새, 낙상, 욕창, 신체구속이 없고(냄새無, 낙상無, 욕창無, 신체구속無), 환자가 침대에 누워만 있지 않도록 하고, 기저귀도 가급적 채우지 않도록 하는(탈침대, 탈기저귀) “4무2탈(4無2脫) 존엄케어”를 실천하는 요양병원을 선택해야 한다. 이러한 요양병원이 환자안전사고 예방과 환자인권 존중을 위해 더욱 노력하기 때문이다.

05. 간병이 좋아야 한다. 
요양병원에서 간병인은 환자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다. 간병인은 환자의 손과 발이 되어 일상생활을 돕는 역할도 하지만 가족을 대신해 환자를 정서적으로 안정시키는 중요한 역할도 한다. 의료진이 아무리 좋아도 간병인과의 신뢰가 깨어지거나 간병이 부실하게 이루어지면 치료효과마저 떨어진다. 좋은 간병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간병인 한 명이 몇 명의 환자를 간병하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06. 재활치료 할 수 있어야 한다.
요양병원에는 주로 노인이 많이 입원한다. 노인 환자의 경우 재활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많기 때문에 재활치료가 가능한 인력이나 시설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또한 요양병원에 신경과, 재활의학과, 내과, 가정의학과 등 노인 대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전문의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07. 응급대응 체계가 있어야 한다.
요양병원 입원 환자에게도 언제든지 응급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인공호흡기, 집중치료실 등이 갖추어져 응급대응이 가능한지 확인해야 한다. 또한 지역사회 종합병원이나 일차의료기관, 복지시설 등과 연계가 잘 되어 있는 요양병원이면 더욱 좋다.

08. 오락·문화생활 할 수 있어야 한다.
요양병원에는 장기 입원 환자들이 많기 때문에 정서적 스트레스가 상당히 크다. 이러한 환자들을 위해 여가시간에 다양한 오락·문화생활이나 자기개발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운영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09. 환자존중 환경이 되어야 한다.
요양병원은 정신병원과 함께 환자 인권의 사각지대라고 불릴 정도로 사회적 불신이 강한 시설이다. 따라서 환자 불편이나 불만 등 민원을 접수하고 신속하게 해결해 주는 절차나 부서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10. 과장 의료광고 하는 요양병원 피해야 한다.
좋은 요양병원은 금방 입소문이 나서 입원 환자로 꼭 차 있고 대기자도 밀려 있는 경우가 많다. 비싼 광고료를 지불하고 의료광고를 할 이유가 없다. 따라서 의료광고를 과도하게 많이 하거나 과장된 내용을 홍보하는 요양병원은 피하는 것이 좋다. 병원비나 간병비를 대폭 할인해 주는 요양병원은 의료서비스 질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결국, 좋은 요양병원을 찾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홈페이지나 광고만 믿지 말고 요양병원을 직접 방문해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다. 우리가 살 집을 고를 때도 여러 번 발품 파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가족을 맡길 요양병원을 고를 때에도 반드시 직접 찾아가 눈으로 확인하고, 질문해 판단하는 것이 정도(正道)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환자샤우팅] 좋은 요양병원 찾기 10가지 원칙

안기종은 한국백혈병환우회와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환자운동가이다. 《환자샤우팅》은 안기종 대표가 환자들의 생생한 의료현장 이야기와 목소리를 전달하는 칼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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