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돌보는 청년, 정부가 지원… 실태 파악·발굴 나선다

‘돌봄 대상자’ 아닌 ‘돌봄 제공자’에 대한 첫 번째 사례

기사승인 2022-02-14 16:3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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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돌보는 청년, 정부가 지원… 실태 파악·발굴 나선다
보건복지부.   사진=박효상 기자

정부가 ‘가족을 돌보고 있는 청년(영 케어러)’에 대한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14일 제6차 ‘청년정책조정위원회’에서 ‘가족 돌봄 청년 지원 대책 수립방안’을 발표하고 주요 과제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관계기관과 논의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지원은 가족을 돌보고 있는 청년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첫 대책으로 돌봄 대상자가 아닌 ‘돌봄 제공자’에 대한 접근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이미 영국, 호주, 일본 등에서는 △장애 △정신·신체 질병 △약물 등 문제를 가진 가족을 돌보는 청년에 대한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정부는 이번 발표를 계기로 미래를 꿈꿀 나이에 생계를 책임지며 가족 돌봄이라는 부담까지 떠안고 있는 청년들에 대해 국가의 책임을 강화하고 청년들이 감당해야 하는 어려움을 함께 나누겠다고 강조했다. 

청소년·청년기에 시작된 돌봄의 부담은 현재뿐 아니라 미래까지 이어지고 이는 청년 생애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돌봄 과정에서 생계비·의료비 등에 대한 재정적 어려움과 함께 학업이나 진로 탐색의 기회가 줄어들면서 청년 개인의 생애가 취약해지는 빈곤의 악순환으로 이어지게 된다. 

그간 가족돌봄청년에 대해서 기존 복지제도에 대한 접근성이 높지 않았고 공적인 조사·지원 체계가 부재했다. 또 지원 대상자로 명명되지 않아 제도적 기반 및 전달체계 부족 등 공적 지원을 받기 어려웠다. 

복지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가족 돌봄 청년에 대한 ‘발굴·조사·지원·관리·제도화 및 인식 확산’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만 34세 미만에 대해 3월부터 현황조사를 전국적으로 실시해 가족 돌봄 청년의 전국 규모와 실태를 파악할 예정이다. 또 복지사각지대 위기가구 발굴 시스템, 사회보장정보원 데이터 등으로도 가족 돌봄 청년을 확대 발국할 계획이다.

조사를 통해 나타난 가족 돌봄 청년에게는 기존 제도에 연계해 즉각 지원하고 신규로 필요하다고 확인된 지원 내용은 시범사업으로 실시한다. 가족 돌봄 청년에 대한 관리체계 마련을 위해 지자체-병원-학교를 연계해 공적안전망도 구축할 계획이다.

또 가족 돌봄 청년에 대한 공적 돌봄을 제도화하기 위해 특별법 마련 등의 법제화도 검토한다. 아울러 유튜브 등 청년친화형 매체를 통해 복지 제도를 홍보하고, 가족 돌봄 청년 포럼 등을 통한 사례 공유 등으로 가족 돌봄 청년에 대한 사회적 전반의 인식을 공유하고 지원 방향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5월 20대 청년 A씨가 뇌출혈로 쓰러진 아버지를 퇴원시킨 후 간병을 포기해 사망케한 사건이 있었다. A씨의 아버지는 앞서 2020년 9월 뇌출혈로 쓰러져 8개월동안 입원치료를 받았지만 병원비 부담으로 인해 A씨는 지난해 4월 중순 아버지릍 퇴원시켰다. A씨는 지난 8월 1심 재판부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고, 같은 해 11월 2심에서도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 이후 복지부는 지난해 처음으로 가족 돌봄청년, 지자체 사회복지 공무원 등과의 간담회를 열어 가족 돌봄 청년의 실태와 현황 등을 청취했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