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거래 목줄 조는 스위프트 제재란 [알기쉬운 경제]

기사승인 2022-03-02 17:2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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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거래 목줄 조는 스위프트 제재란 [알기쉬운 경제]
사진=연합뉴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발하며 금융 제재를 본격적으로 강화하고 있습니다. 미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영국·캐나다는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해 특정 러시아 은행을 스위프트 결제망에서 배제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스위프트에서 배제되면 외국으로부터 수출 대금을 받을 수 없게 되기에 어떤 무력 공격 보다 효과적입니다. 이란도 미국의 스위프트 제재에 백기를 든 사례가 있습니다. 다만 달러패권에 반발하는 반미 동맹국의 결속이 더 강화될 것이라는 후폭풍도 만만치 않습니다. 

스위프트는 1973년 벨기에에 설립된 국제 송금·결제 시스템입니다. 전세계 200개국 1만1000여 금융기관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빠른 국경 간 결제를 가능하며 해마다 수조달러가 이 시스템을 이용해 송금됩니다. 

스위프트에서 배제되는 국가의 경제적 손실은 막대합니다. 러시아에서 타국으로, 타국에서 러시아로 송금 또는 지급이 사실상 불가능해집니다. 달러 결제를 할 수 없어 수출이 막히고, 외환거래도 어려워지게 됩니다. 스위프트 퇴출이라는 제재를 받은 국가는 러시아, 북한, 이란입니다. 2017년 유엔(국제연합)의 대북제재 결의에 따라 스위프트 협회는 북한은행의 스위프트 망 접근을 차단했습니다. 

스위프트 배제에 따른 경제적 파급 효과는 큽니다. 2012년 이란이 핵 개발을 추진하자 미국 정부는 이란을 스위프트에서 퇴출시켰습니다. 스위프트에 퇴출된 이란은 석유 수출을 위한 달러 결제 수단이 막히자 결국 2015년 미국과 핵 협정에 서명하면서 백기를 들었죠. 

경제적 후폭풍도 만만치 않습니다. 우선 전쟁이 장기화 된다면 해당 지역 내 원자재 공급이 절반가량 축소될 수 있고, 반도체 수급 등 글로벌 공급망 혼란이 야기될 가능성이 큽니다. 또한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공고해지고 달러 중심의 국제금융 질서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도 표면화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 한국금융연구원은 “미국이나 유럽이 주도하는 스위프트 중심의 국제결제시스템으로부터 이탈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중국, 러시아 등은 독자적인 결제시스템을 개발하여 활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러시아는 지난 SPFS라는 자체 금융통신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2020년 10월 기준, 395개 러시아 기업이 SPFS 사용자가 등록돼 있습니다.

여기에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자산이 달러 패권에 맞서는 새로운 통화수단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러시아가 루블화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가상화폐를 적극 활용하려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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