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한잔” 편의점 효자…‘특화 매장’ 는다

기사승인 2022-03-22 06: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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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한잔” 편의점 효자…‘특화 매장’ 는다
쿠키뉴스DB

#서울시에서 자취 중인 직장인 박모(34)씨는 최근 편의점에서 주류를 구매하는 일이 많아졌다. 집에서 ‘혼술’을 하거나 지인을 초대해 마시는 일이 늘어서다. 그는 퇴근길 ‘1+1’ 행사를 이용해 소주와 맥주는 물론 최근에는 와인에도 지갑을 열기 시작했다. 강씨는 “편의점 주류가 다양해진데다, 가격도 싸서 짭조름한 과자와 자주 구매를 한다”라고 했다. 

편의점이 젊은 세대들의 다양한 술 구입처로 부상하고 있다. 과거 스낵류나 탄산음료 판매가 주를 이뤘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2030세대에 불고 있는 ‘홈술·혼술’ 열풍의 영향이 컸다. 집에서 취향대로, 편하게, 주량껏 마시는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편의점 업계도 이를 겨냥한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는 편의점 주류 판매에 큰 영향을 미쳤다. GS25·CU·세븐일레븐 등 국내 편의점 빅3의 소주‧맥주‧와인 등 주류 판매율은 전년 대비 2019년 21.2% 늘었고, 2020년엔 26.2%, 지난해 65.6%까지 뛰었다. 가정 내 주류 소비가 늘어나고 업소용 판매는 감소한 트렌드가 반영 됐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특히 와인은 주류 열풍을 견인한 핵이다. 지난해 편의점의 와인 매출은 전년 대비 2~3배까지 확대했다. 올해 1~2월까지 CU와 GS리테일의 누적 와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5.9%, 85.6% 늘었다. 같은 기간 이마트24와 세븐일레븐 역시 각각 64%, 103% 증가했다. 

이 같은 소비 트렌드에 편의점의 판매 전략도 변화하고 있다. 전문점이나 대형 쇼핑몰에 가지 않더라도 다양한 주류를 살 수 있도록 ‘주류 특화매장’을 대거 늘리는 것 등이다. 매장 면적의 대부분을 주류 전용 공간으로 꾸미고 다양한 종류의 주류를 내놓고 있다. 

“집에서 한잔” 편의점 효자…‘특화 매장’ 는다
이마트24 와인 매장       이마트24 제공
“집에서 한잔” 편의점 효자…‘특화 매장’ 는다
와인 전문 컨셉샵 '와인스튜디오'   세븐일레븐 제공

세븐일레븐은 2020년 1100여점 수준이던 와인 특화 매장을 지난해 말 4500여점까지 늘렸다. 지난해 말에는 KT강남점에 와인 전문 콘셉트 숍 ‘와인스튜디오’를 열었다. 약 30평 규모인 매장에는 대륙별, 품종별, 화이트 와인 코너를 기본으로 이달의 MD(상품기획자) 추천 와인존, 샴페인 섹션 등을 운영하며 300여 종 와인을 판매한다.

이마트24는 전국에 3600여점의 주류 특화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마트24는 주류 구입처로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이를 올해까지 4000개까지 확대하고 MZ세대를 겨냥해 이마트24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예약 판매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GS25는 이달 13일 전북 전주에 주류 특화형 플래그십 매장 ‘GS25전주본점’을 열었다. 전체 면적(60평) 중 20평을 주류 전용 공간으로 꾸미고 와인 600여종과 양주 300여종, 전통주·수제맥주 100여종 등 1000여종의 주류를 내놨다. GS25는 이 같은 주류 등 특화매장을 올해 5000여점 이상까지 늘릴 계획이다. 

CU도 올해 안에 와인 특화 매장을 7000여점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CU는 와인 추천 서비스 업체 와인그래프와 손잡고 편의점 업계 최초로 와인 큐레이션(맞춤형 추천) 서비스도 선보이고 있다. CU는 지난해 자체 와인 브랜드 ‘음!’(mmm!)을 론칭하기도 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와인, 수제 맥주 등 주류가편의점에서 빠질 수 없는 주력 상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을 기피하는 데다, 신제품이 출시되면 접근성이 좋은 편의점에서 가장 먼저 제품을 찾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발길이 늘었다”라고 풀이했다.  

“집에서 한잔” 편의점 효자…‘특화 매장’ 는다
GS리테일 제공
“집에서 한잔” 편의점 효자…‘특화 매장’ 는다
편의점 CU 음! 와인 시리즈        BGF리테일 제공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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