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금융감독 체계 손댈까…계속되는 개편 요구[알기쉬운 경제]

기사승인 2022-03-22 06: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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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정부, 금융감독 체계 손댈까…계속되는 개편 요구[알기쉬운 경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주재 인수위 차담회 모습. 인수위 제공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인수위)가 출범하면서 금융감독체계 개편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윤 당선인은 그간 금융감독체계와 관련해 뚜렷한 방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윤 당선인 캠프에서 금융정책본부장을 맡았던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그간 금감원의 권한을 줄이는 등 금융감독체계 개편을 주장해 왔죠.

지난 14년 동안 금융감독체계를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어 새 정부에서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체계는 2008년 3월에 만들어졌습니다. 재정경제부에 있는 금융정책국과 금융감독위원회, 금융감독원의 업무가 겹치면서 비효율적이라는 주장이 나오면서죠.

당시 이명박 정부는 금융행정시스템의 전면 재조정 방침을 밝혔습니다. 금감위와 재정경제부의 금융정책국을 합쳐 현재의 ‘금융위원회’가 만들어지고 산하에 ‘금융감독원’을 두는 체제가 완성됐습니다.

금융위는 금감원을 포함한 국내 모든 금융회사와 금융 공공기관에 대한 정책 기능을 맡았습니다. 또한 정부조직법에 따른 중앙행정기관이 됐습니다. 금융감독원은 회계 기준 마련, 금융사 재무 건전성 관리·감독 등의 역할을 담당하게 됐죠.

이후 금융산업 증진을 도모하는 금융위가 감독기구인 금감원을 지휘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끊임없이 나왔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 금융정책과 금융감독의 분리를 공약으로 내세웠죠. 국정 운영 5개년 계획에도 포함됐으나 진전이 없는 상태입니다.

다시 금융감독체계가 화두가 된 건 지난해 불거진 대규모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 때문입니다. 현 금융감독체계는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를 실현할 수 없다는 한계점이 드러났죠. 금융감독체계 개편은 금융위의 축소와 금감원 축소로 나뉩니다.

대선 전부터 여야를 막론하고 사실상 금융위의 해체를 주장하는 법안들이 다수 발의됐습니다. 윤 당선인 캠프에서 금융 책사를 맡았던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11월 금융위가 수행하는 업무 중 금융정책 기능을 기획재정부로 이관하고, 금융감독 기능은 금감원에 이관하는 ‘금융감독원법안’을 대표로 발의했습니다.

금감원 내 금융감독 및 금융소비자 보호 업무에 관한 사항을 심의·의결하는 최고의사결정기구로 금감위를 둬 독립적이고 효율적인 금융감독이 이뤄지도록 한다는 내용도 담았습니다.

반대로 금융감독원의 역할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윤창현 의원은 지난해 10월 금감원장의 금융위 위원 겸직을 제한하고, 경우에 따라 국회가 대통령에게 금감원장 해임을 건의할 수 있도록 하는 ‘금융위원회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습니다.

금감원이 검사한 내용을 토대로 금융위가 위원회를 열어 처분을 결정할 때 금감원장이 금융위 당연직 위원으로 참석하는 것은 이해 상충에 해당한다는 논리를 내세웠죠. 금감원에 대한 국회의 포괄적 감독권 도입, 부당한 처분에 대한 수정 요구 절차 마련, 인력과 예산에 대한 국회 통제권을 보완해 금감원에 대한 국회의 모니터링을 강화한다는 내용도 담았습니다.

이에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자꾸 바꾸기보다는 유기적으로 협조하는 관행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금융감독체계 개편논의가 1998년 이후 계속 반복돼 오면서 이에 대한 피로감을 나타낸 것이죠. 

업계는 통합⋅해체와 같은 대대적인 개편 보다는 금융위원회의 역할 강화와 금융감독원의 권한 축소 정도로 바뀔 것이라 예측합니다.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