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약 짜고 칫솔에 물 묻히면 안될까 [그랬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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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승인 2022-11-12 06:3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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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약 짜고 칫솔에 물 묻히면 안될까 [그랬구나]

미루고 또 미룬다. 더 이상 미룰 수 없을 때가 돼서야 가는 공포의 치과. 한번 가면 큰 돈이 깨지는 만큼 평소 치아 관리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칫솔과 치약은 어떤 기준으로 골라야 할까, ‘식후 3분’ 법칙은 꼭 지켜야 할까.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권소연 치과 교수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박정수 치주과 교수 △아주대 치과병원 정재숙 치주과 교수 3인에게 물었다.

“칫솔 머리는 작은 게 좋을까요 큰 게 좋을까요”

정 교수: 통상적으로 칫솔 머리는 치아 2~3개에 해당하는 크기가 적절합니다. 너무 큰 칫솔보다는 작은 칫솔이 구석구석 닦기에 용이합니다. 교정 중이거나 임플란트한 경우에는 칫솔모가 2~3줄로 된 작은 칫솔을 권하기도 합니다. 

박 교수: 칫솔 머리는 과하게 크지 않은 것이 좋습니다. 머리가 큰 칫솔을 사용하면 한 번에 칫솔모가 닿는 면적이 넓어서 더 잘 닦인다고 느끼시는 분들이 계시지만, 실제로 과도하게 칫솔 머리가 큰 경우 어금니 구석구석을 섬세하고 꼼꼼하게 닦기 어렵습니다.

“칫솔모는 부드러운 것과 뻣뻣한 것 중 어떤 것이 좋은가요”

박 교수: 뻣뻣한 것 보다는 다소 부드러운 칫솔모가 칫솔질을 꼼꼼하게 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칫솔질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치아와 잇몸의 경계부 및 치아와 치아 사이를 세밀하게 닦아야 하는데, 칫솔모가 과하게 뻣뻣하면 잇몸에 상처가 나거나 치아의 목 부분이 닳을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권 교수: 하루 양치 횟수가 적거나, 구강 위생 상태가 나쁘고 심한 흡연을 하는 경우는 강도 ‘강’ 및 ‘중’의 칫솔을 권유합니다. 구강 위생 상태가 좋고 일일 양치 횟수가 많거나, 치경부마모증, 과민성 치아(시린니)이 있는 경우는 부드러운 칫솔을 권장합니다. 만약 잇몸에서 피가 많이 나서 부드러운 모를 사용하시는 분이 있다면 치석으로 인한 잇몸 염증이 심할 수 있어서 치과에 가서 정밀 검사를 받으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칫솔은 얼마나 자주 교체해야 할까요”

정 교수: 보통 2~3개월에 한 번씩 교체하는 것을 추천하지만, 개인의 양치 습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칫솔의 상태를 보아 칫솔모가 심하게 벌어져 있거나 탄성이 줄어들었을 경우에 교체하면 됩니다. 

권 교수: 칫솔은 청결하고 건조가 잘 되는 곳에, 칫솔 간 서로 접촉되지 않게 보관해야 합니다. 보관법을 지키지 못해왔다면 세균이 번식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조금 더 빠른 주기로 교체를 해야 합니다. 

“칫솔질할 때 물을 묻히면 효과 떨어지나요”

박 교수: 치약에 물을 묻힌다고 칫솔질 효과가 떨어지지는 않습니다.

권 교수: 칫솔질할 때 원칙적으로는 물을 묻히지 않고 이를 닦으라고 합니다. 하지만 입속에는 침이 있으므로 물을 묻힌다고 하더라도 크게 차이는 없다고 봅니다. 오히려 얼마나 꼼꼼하게 이를 잘 닦는지가 훨씬 더 중요합니다.

치약 짜고 칫솔에 물 묻히면 안될까 [그랬구나]
쿠키뉴스 자료사진.

“양치질은 식후 3분 이내, 30분 이내. 무엇이 맞나요”

박 교수: 식후 몇 분 이내 칫솔질을 해야 하는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다만 하루에 2~3번의 칫솔질이 꼭 필요하며, 특히 취침 전에 하는 칫솔질이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칫솔질을 한번 할 때 최소 2분 이상 해야 합니다. 산도가 높은 음식(주스, 와인, 신 과일 등)을 섭취한 후에는 물로 입을 헹구고 약 30분 정도 후에 칫솔을 해야 치아가 산에 의해 마모되는 것을 피할 수 있습니다. 

권 교수: 탄산음료와 같이 산과 당이 같이 함유된 음식은 섭취 후 바로 이를 닦았을 때 치아 손상이 올 수 있습니다. 탄산을 마신 후 바로 이를 닦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물로 여러 번 헹궈 낸 후에 칫솔질하는 것도 방법일 수 있습니다. 입안에 남은 음식으로 인해 충치가 생기기 때문에 음식을 먹고 난 후 가급적 빨리 양치질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동칫솔이 일반 칫솔보다 확연히 더 효과가 좋을까요”

정 교수: 칫솔질이 미숙하여 계속해서 구강 위생이 불량한 경우나, 어린이·장애인 등의 경우에는 전동칫솔이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칫솔질에 익숙한 성인이라면 전동칫솔이 일반 칫솔보다 확연히 효과가 좋지는 않습니다. 달리 말하면, 일반 칫솔로도 충분히 효과적으로 닦을 수 있습니다.

권 교수: 전동칫솔이 일반 칫솔보다 확실한 효과가 있다고 보기는 힘듭니다. 오히려 전동칫솔의 경우 이 닦는 동작을 조절할 수 없기 때문에 과도한 압력으로 장시간 사용 시 치아가 마모되는 케이스도 많습니다.

한 실험에서 전동칫솔이 일반 칫솔보다 유의미하게 플라그를 제거하는 효과가 있다는 내용이 있었는데 이는 전동칫솔의 타이머 기능 때문일 수 있다는 게 결론이었습니다. 통계에 따르면 일반인 칫솔 시간은 평균 1분 내외로 짧습니다. 3분이라는 시간을 맞춰서 이를 닦는 사람들은 적습니다. 

“치약 종류가 너무 많은데 어떤 치약을 골라야 할까요. 주의 깊게 봐야 할 성분이 있나요”

박 교수: 충치 예방이 되는 불소가 함유된 치약을 사용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시린니가 있는 경우에는 마모제 성분이 적은 치약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권 교수: 치약에 가장 중요한 성분 중 하나는 불소인데, 치약 대부분은 불소를 함유하고 있어서 어느 치약을 사용하더라도 큰 차이가 없습니다. 간혹 불소의 위해성을 걱정하여 무불소 치약을 사용하는 분들이 있는데, 평생 불소치약을 사용하더라도 문제가 없습니다. 

치아의 증상에 따라서 주의 깊게 봐야 하는 치약의 성분은 따로 있는데요. 치경부 마모증, 시린니가 있는 경우에는 탄산칼슘과 과산화수소가 들어간 제품을 피해야 합니다. 구강건조증이 있다면 계면활성제가 없는 치약을 고르세요. 잇몸 염증이 심하다면 염화나트륨, 초산토코페롤, 염산피리독신 등이 잇몸 혈류를 개선해주므로 이런 성분이 들어있는 치약을 고르시면 됩니다.  

“미백 치약은 정말 효과 있을까요?”

박 교수: 미백 치약은 주로 커피나 차, 흡연 등으로 인해 발생한 치아 표면의 착색을 약간 제거함으로써 미백 효과를 줍니다. 그러나 치아 자체의 변색을 해결해주기는 어렵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권 교수: 미백 치약의 완전히 효과를 무시할 수는 없지만, 치아에 자극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특히 이 시림 증상이 있는 사람이 미백 치약을 사용하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치과에서 정확한 진단을 통해 치아 미백을 진행하는 편이 좋습니다.

그랬구나. 칫솔 머리가 작아야 구석 구석 닦을 수 있다. 치약 짜고 칫솔에 물을 적시는 건 개인의 선택이다. 양치질에서 중요한 것은 식후 몇 분 내가 아닌 최소 2분 이상 오래 닦아야 한다는 점이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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