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실성당 사제관, 전라북도 등록문화재 지정 예고

임실천주교회 본당 승격된 1956년 이후 최초 성당 건축물
고(故) 지정환 신부, 산양유로 임실치즈 시작한 역사적 장소

입력 2023-03-03 12:00:18
- + 인쇄
임실성당 사제관, 전라북도 등록문화재 지정 예고
임실성당

전북 임실치즈의 역사가 시작된 임실성당이 전라북도 등록문화재로 지정예고됐다.

임실군은 임실읍 이도리에 지난 1959년 건립된 임실성당 ‘사제관(司祭館)’이 전라북도 등록문화재로 지정 예고됐다고 3일 밝혔다.

임실성당은 임실천주교회가 본당으로 승격된 1956년 이후 최초 성당 건축물로 대성전과 사제관이‘ㄴ’자 형태로 배치됐다.

사제관은 시멘트벽돌구조의 2층 건물로 1층은 사제관, 2층은 소예배실, 회합실로 이용하고 있다. 1층 출입문을 중심으로 좌우 대칭을 이루며 장식을 최소화하고 단순하게 처리해 소박한 인상을 준다. 

조성 당시 주민들이 직접 만든 시멘트벽돌로 쌓고 외벽은 시멘트 뿜칠로 마감, 창대와 창문 상부의 첨두 아치부분은 인조석 물씻기로 마감해 1950년대 성당건축의 특징을 보여준다. 

특히 1964년 벨기에 출신의 고(故) 지정환 신부가 부임한 후 사제관을 중심으로 지역주민과 함께 산양유를 이용한 치즈산업을 시작하는 등 한국치즈의 역사를 개척했다. 

임실성당은 1956년 집 한 채로 시작해 1959년 대성전, 사제관, 수녀원을 준공했다. 첨두형 아치와 창호 장식 등 고딕양식이 특징적이고, 대성전 중간에 돌출현 출입구와 고해실을 두었다. 제대가 있는 뒤편으로 돌출된 제실(祭室, Apse)은 평면도상 십자가형태(라틴크로스)를 취하고 있는 1950년대 한국성당건축의 특성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임실지역에는 1826년 천주교가 전래됐다고 알려진다. 충청도 홍주 출신의 이일언(욥)이 신유박해 때 경상도 안의로 유배갔다가 해배되고 이주한 곳이 임실군 대판이라는 곳이었다.

이일언은 1827년 정해박해 때 다시 잡혀 12년간 전주에서 옥살이를 했고, 1839년 기해박해로 순교했다.

1866년 병인박해 이후 김대건 신부의 동생 김난식과 당질 김현채를 비롯한 천주교 신자들이 회문산 자락의 강진면 가리점 먹구니로 피난, 그 이후 1913년까지 약 15개의 공소가 설립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임실성당 사제관은 지난달 24일부터 한 달간 지정 예고를 거쳐 최종 지정될 예정이다. 

임실=박용주 기자 yzzpark@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