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 대만 포위 고강도 무력시위…불 지펴진 양안 갈등

기사승인 2023-04-10 21:4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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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군, 대만 포위 고강도 무력시위…불 지펴진 양안 갈등
중국군이 공개한 대만폭격 훈련영상.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위챗 캡처

중국군이 대만을 포위하는 형태로 진행한 사흘간의 군사훈련을 종료했다. 

1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스이 대변인은 “8일부터 10일까지 동부전구는 대만을 둘러싸는 형태의 전투 대비 순찰과 ‘날카로운 검’ 연합훈련에서 각 항목의 임무를 원만히 완성하고 실전 조건 하에서 부대의 여러 군종이 일체화한 연합작전 능력을 전면 점검했다”고 말했다. 그는 “부대는 항시 전투에 대비하고, 언제든지 싸울 수 있다"며 "모든 형태의 대만 독립·분열 및 외부 간섭 시도·음모를 결연히 분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부전구는 같은 날 오전 위챗 공식 계정을 통해 이번 훈련 영상을 공개했다. 36초 분량의 영상에는 H-6 폭격기로 추정되는 군용기가 대만 상공에서 훈련하는 모습이 담겼다. H-6 폭격기에는 핵무기 탑재가 가능하다. 해당 영상 속 조종사는 “대만 섬 북부 지역 상공에 도착했다”며 적을 발견해 폭격 시뮬레이션을 시작하겠다고 알렸다. 이후 ‘발사’라는 외침과 함께 엄지손가락으로 발사 버튼을 누르는 자세를 취했다.

칠언절구의 시를 공개하며 대만을 압박하기도 했다. 동부전구는 ‘호가호위’와 ‘이육위호’ 등을 언급하며 “여우가 호랑이의 권세를 빌려 남을 위협하는 것은 막다른 골목을 찾는 것이고, 호랑이에게 고기를 먹여 키우는 것은 가족의 재앙을 초래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군, 대만 포위 고강도 무력시위…불 지펴진 양안 갈등
차이잉원 대만 총통(왼쪽)과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이 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시미밸리의 로널드 레이건 도서관에서 회동 후 기자회견을 한 뒤 악수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번 무력 시위는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의 회동에 반발해 진행됐다. 차이 총통과 매카시 의장은 지난 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레이건도서관에서 공식 만남을 가졌다. 대만 현직 총통과 미국 서열 3위인 하원의장이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중국의 반발을 의식해 비공개로 진행됐다.

중국은 지난해 8월에도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하자 고강도 무력 시위를 강행했다. 대만을 포위하는 형태로 훈련 구역을 설정, 미사일 발사를 포함한 무력 시위를 벌였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