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빛, 샤이니의 여섯 번째 세계 [쿡리뷰]

기사승인 2023-06-25 19: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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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빛, 샤이니의 여섯 번째 세계 [쿡리뷰]
그룹 샤이니. SM엔터테인먼트 

“보고 싶었다고 웃으며 인사해, 안녕…” 그룹 샤이니가 정규 4집 수록곡 ‘너의 노래가 되어’를 부를 때 공연장에는 어떤 조명도 없었다. 오직 밴드의 반주와 무대에 오른 세 남자의 목소리가 3만548㎡를 가득 채웠다. 너른 공간을 빛과 노래로만 가득 채우는 순간은 진풍경이었다. 번뜩이는 열정 아래 땀방울이 반짝이고, 관객들의 눈에는 애정이 흘러넘쳤다.

진심으로만 빼곡했던 황홀한 경험. 그룹 샤이니가 서울 방이동 케이스포돔에서 23일부터 25일까지 사흘간 펼친 여섯 번째 콘서트 ‘샤이니 월드 Ⅵ 퍼펙트 일루미네이션’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이렇다. 이번 공연은 시작 전 우여곡절이 있었다. 멤버 온유가 건강 악화로 콘서트 무대와 신보 활동에 함께하지 못해서다. 부담이 클 만한 상황에도 샤이니는 굳건했다. 공백을 느낄 새는 전혀 없었다. 여유 넘치는 모습은 그대로였고, 오롯이 무대를 채우는 존재감은 상당했다. 객석을 바라보는 눈빛에는 사랑이 가득했다. 사흘 동안 이어진 공연의 마지막 날이어도 이들은 힘이 가득했다. 본무대는 물론 돌출무대까지 오가며 공연장 구석구석을 활보했다.

완벽한 빛, 샤이니의 여섯 번째 세계 [쿡리뷰]
샤이니. SM엔터테인먼트 

이번 공연은 샤이니가 팬덤 샤이니 월드와 6년9개월 만에 만나는 자리였다. 세 멤버 역시 감회에 젖었다. “보고 싶었다”는 태민의 부르짖음을 시작으로 “재입대할 일은 없으니 이제 자주 볼 수 있다”(키), “공연장의 온도·습도·공기가 매일 다르다. 오늘 역시 새로운 마음으로 임하겠다”(민호)는 소감이 이어졌다. 앞선 이틀간 공연을 펼친 만큼 “마지막 공연인 만큼 아낌없이 모든 걸 쏟아내겠다”(태민)는 결연한 각오도 이어졌다.

무대 위 샤이니는 말 그대로 반짝였다. 이번 공연의 부제인 완벽한 빛(퍼펙트 일루미네이션)은 이들을 일컫는 듯했다. “이 한 목 불살라버리겠다”(민호)는 각오처럼 이들은 아낌없이 온 힘을 쏟아냈다. 공연의 포문을 연 ‘케미스트리’를 시작으로 모든 곡에서 열창을 이어갔다. 역대 타이틀 곡인 ‘드림 걸’, ‘셜록’, ‘에브리바디’, ‘뷰’, ‘누난 너무 예뻐’, ‘산소 같은 너’ 등을 부를 때면 현장은 떼창으로 물들었다. ‘방백’과 ‘너와 나의 거리’, ‘재연’ 등을 곡을 공연할 땐 감동이 뭉게뭉게 피어올랐다.

오는 26일 발매 예정인 정규 8집 ‘하드’를 공개하는 시간도 가졌다. 수록곡 ‘라이크 잇’, ‘스위트 미저리’, ‘주스’, ‘아이덴티티’를 비롯해 타이틀 곡 ‘하드’ 무대를 선보이자 객석은 설렘이 담긴 함성으로 보답했다. 하이브리드 힙합 댄스곡인 신보 타이틀은 그간 샤이니 무대에서 볼 수 없던 분위기였다. 멤버들은 “진짜 열심히 준비했다”며 “이제는 설레는 활동만이 남아있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완벽한 빛, 샤이니의 여섯 번째 세계 [쿡리뷰]
샤이니가 신곡 ‘하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 

걸출한 라이브 실력만큼 돋보인 건 멤버들의 호흡이다. 15년을 함께한 만큼 이들은 눈빛만 봐도 이야기가 통했다. 예능감이 물오른 키는 물론 태민과 민호의 재치 넘치는 입담이 볼거리였다. 키와 민호가 만담할 때면 공연장은 금세 웃음으로 가득 찼다. 대화만 나눠도 콩트 같은 순간이 만들어졌다. 태민이 출연한 MBC ‘전지적 참견 시점’과 키가 고정 패널로 활약 중인 tvN ‘놀라운 토요일’의 촬영 비화가 나올 땐 무대와 객석 모두 웃음꽃이 만발했다.

콘서트를 완성한 또 다른 주인공은 샤이니 월드(샤이니 팬덤)다. 사흘 동안 샤이니를 보기 위해 모인 관객만 3만명. “‘떼창’하면 우리 ‘샤월’”이라는 민호 말처럼 샤이니 월드는 천장을 뚫을 듯한 함성을 쏟아냈다. 모든 공연을 스탠딩으로 즐긴 샤이니 월드는 노래마다 목청껏 따라 불렀다. 코러스가 빌 때면 우렁찬 목소리로 메웠다. 어떤 말을 던져도 다 받아주는 팬들 앞에서 세 멤버는 행복에 겨워했다. “우리 샤이니 월드가 최고야!” 이들의 외침에 팬덤은 공연장이 떠나가라 열광했다.

올해로 15주년을 맞은 샤이니는 새 출발에 나선다. 태민은 “시간에 쫓기며 밤낮으로 고생해 이 무대를 구현했다”면서 “앞으로는 더 자주 보자”며 다음을 기약했다. 키는 “콘서트로 음반 활동을 시작하는 만큼 이 힘으로 열심히 활동하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민호는 “샤이니와 샤이니 월드 모두가 미친 덕에 이번 공연을 완성했다”면서 “언제나 여러분이 우리 희망이다. 샤이니는 이제부터 시작이다”며 눈을 반짝였다. 샤이니는 26일 앨범을 공개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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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니 민호, 태민, 키(왼쪽부터). SM엔터테인먼트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