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만하면 또…연예계 마약 스캔들 악몽

기사승인 2023-10-26 18:5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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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 만하면 또…연예계 마약 스캔들 악몽
(왼쪽부터)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유아인, 이선균, 그룹 빅뱅 출신 지드래곤. 쿠키뉴스 자료사진

연예계가 잇따른 마약 스캔들로 뒤숭숭하다. 배우 유아인이 상습 마약 혐의로 기소된 데 이어 배우 이선균과 그룹 지드래곤 멤버 지드래곤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업계 종사자들은 이번 스캔들이 연예계 전반으로 퍼질까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

26일 경찰에 따르면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는 이선균과 지드래곤 등에게 마약을 제공한 의사 A씨를 불구속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회원제로 운영되는 서울 강남의 유흥업소에서 마약이 유통된다는 첩보를 받고 확인하던 중 A씨를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선균과 지드래곤 사건은 별개의 건이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연이은 마약 스캔들로 영화계는 초토화됐다. 유아인과 이선균 등 마약 혐의 배우들이 출연한 영화가 사장될 위기에 처해서다. 넷플릭스는 유아인이 주연한 영화 ‘승부’(감독 감형주)와 드라마 ‘종말의 바보’ 공개를 무기한 연기했다. 이선균이 주인공으로 촬영을 마친 영화 ‘탈출:프로젝트 사일런스(PROJECT SILENCE)’(감독 김태곤)과 ‘행복의 나라’(감독 추창민)도 개봉이 요원해졌다. 이들 작품에 들인 제작비 수백억원이 공중 분해될 위기다.

가요계도 속이 끓긴 마찬가지. 지드래곤 역시 솔로음반을 준비하는 등 활동을 준비해왔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지드래곤이) 음악 활동 의지가 큰 것으로 알고 있어서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지드래곤은 올해 YG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이 끝난 후 워너뮤직과 손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에선 현역 가수 실명을 거론한 ‘마약 지라시’가 퍼지고 있다. ‘지라시’에 이름이 거론된 가수 소속사 관계자는 “사실무근이라고 입장문을 내도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해 답답하고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결국 경찰이 나서서 “현재까지 수사 중인 추가 연예인은 없다”고 못을 박았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마약을 개인의 일탈로만 보기 어렵다”며 “신종 마약이 나오면 마약 유통책이 연예인 등 유명인을 표적으로 삼아 퍼뜨리는 사례가 많은 데다 SNS 등을 통해 마약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이 됐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익명을 요청한 연예계 관계자는 “폐쇄적인 업계 특성상 지인으로부터 (마약을) 권유받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고 귀띔했다. 김 평론가는 또한 “마약에 둔감한 분위기가 문제”라며 “마약을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고 경각심을 높이기 위한 미디어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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