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에서도 배울 게 있다”…단단한 마음 보유한 장지원 [V리그]

기사승인 2024-01-12 15: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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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서도 배울 게 있다”…단단한 마음 보유한 장지원 [V리그]
리시브를 시도하는 한국전력의 리베로 장지원. 한국배구연맹(KOVO)

주전 경쟁에서 밀려났지만, 묵묵하게 자신의 차례를 기다려온 한국전력의 리베로 장지원이 제 활약을 펼쳤다.

한국전력은 11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삼성화재와 맞대결에서 세트 스코어 3대 0(25-17 25-22 25-15)으로 승리했다. 한국전력(승점 32점)은 승점 3점을 획득해 현대캐피탈(승점 31점)을 제치고 5위로 올라섰다.

이날 한국전력은 주전 리베로 료헤이 대신 장지원이 선발로 출전했다.

2019~2020 드래프트에서 전체 5순위로 우리카드에 입단한 장지원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한국전력으로 트레이드 됐다. 트레이드 후 한국전력에서 안정적인 수비를 뽐내면서 순식간에 팀의 주전 리베로 자리를 확보했다. 리시브 효율은 38.42%로 다소 저조했지만, 세트 당 디그 성공이 1.809개로 준수한 기록을 남겼다. 처음으로 풀타임 시즌을 소화하면서 장지원에게 장밋빛 미래가 그려지는 듯 했다.

하지만 한국전력은 올 시즌을 앞두고 열린 아시아쿼터 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리베로 료헤이를 지명했다. 료헤이는 일본 국가대표 경험은 없지만 대학 재학 시절 두 차례나 대학선수권대회에서 리베로상을 수상하며 일본 내에서도 실력을 인정받았다. 일본 프로배구 리그인 V.리그에서도 7년간 활약했다.

료헤이는 한국 무대에서 곧장 독보적인 활약을 펼쳤다. 올 시즌 리시브 효율 3위(50.26%), 디그 2위(세트당 2.7개)를 기록하는 등 최고의 수비력을 선보였다. 이로 인해 장지원은 주전 경쟁에서 밀리면서 웜업존에서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졌다.

하지만 장지원에게도 오랜만에 기회가 왔다. 료헤이가 지난 6일 OK금융그룹과 경기에서 햄스트링 근육 손상 부상을 입으면서 당분간 출장이 어려워진 것. 이로 인해 지난 11일 삼성화재전에서 장지원이 선발 출전 기회를 얻었다.

장지원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리시브와 디그 모두 안정적으로 활약했다. 리시브 효율은 57.14%를 기록했고, 디그는 11개 중 8개를 성공했다. 한국전력의 권영민 감독도 경기가 끝나고 “긴장을 안하고 제 몫을 해줬다”고 칭찬했다.

이어 인터뷰실에 들어온 장지원은 “료헤이 형의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선발을 오랜만에 뛰었다. 솔직히 처음에 막자는 생각보다 팀에 도움이 될까를 많이 생각했다. 활기를 불어넣으려고 했다. 파이팅을 더 많이 하려고 했다”고 오랜만에 경기를 뛴 소감을 전했다.

‘본인의 활약상에 대해 평가해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긴장을 많이 했다. 경기 전날까지는 긴장을 안 했는데 막상 경기에 나가니 긴장됐다. 보고 배운 것도 있으니 너무 잘하려고 하기 보다는 료헤이 형 반만 따라가보자고 했는데 반은 나온 거 같다”고 머쓱하게 웃었다.

그는 주전 경쟁에서 밀렸지만 감정적으로 무너지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오히려 배움의 기회로 삼았다.

“솔직히 료헤이 형이 너무 잘하다 보니 올 시즌을 아예 못 뛰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항상 뒤에서 준비하고 있었고, 료헤이 형을 완벽하게 따라하기는 힘들지만 최대한 따라하려고 물어보기도 했다. 배우는 것도 있었다. 뒤에서 느끼는 감정이 경기에 뛸 수 있음에 감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어 “국내 리베로를 보면 뒤로 넘어지면서 리시브를 하는데 료헤이 형은 넘어지지 않더라. 어떻게 하면 안 넘어지는지 물어봤는데, 이 정도는 할 수 있다고 했다. 최대한 안 넘어지고 플로터 서브 리시브를 어떤 자세로 해야하는 지에 대해서 많이 배웠다”고 덧붙였다.

한국전력은 오는 14일 장충체육관에서 선두 우리카드와 맞대결 한다. 료헤이가 우리카드전까지 결장이 유력해 장지원이 또 한 번 선발 리베로로 나설 예정이다.

장지원은 “(우리카드전에서는) 50% 이상을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욕심이 너무 많으면 부담이 되니, 조금만 채워 료헤이 형의 75%는 해보려고 한다”고 다부진 각오를 다졌다.

수원=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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