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장 선거 D-3...충남 조덕현 후보 등 3파전

17년만에 직선제...1111개 조합 표심 향방에 관심 쏠려
1차 과반 득표자 없으면 최다·차순위 득표자 결선투표

입력 2024-01-22 11:3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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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중앙회장 선거 D-3...충남 조덕현 후보 등 3파전
왼쪽부터 강호동 경남 율곡농협조합장, 조덕현 충남 동천안농협 조합장, 송영조 부산 금정농협 조합장.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공

전국 206만명 농협 조합원을 대표하는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2007년 이후 17년 만에 직선제로 치러지는 가운데 충남 동천안농협 조덕현 조합장 등 3명의 유보가 유력 주자로 거론되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25대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오는 25일 농협중앙회 대강당에서 치러진다.

농협중앙회장은 4년 단임제에 비상근직이지만 농협 조합원을 대표해 인사와 사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농민대통령’으로도 불린다.

이번 선거에는 모두 8명의 후보자가 출사표를 던지고 본격적인 경합을 벌이고 있다.

후보자는 기호순으로 △황성보 동창원농협 조합장 △강호동 합천율곡농협 조합장 △조덕현 동천안농협 조합장 △최성환 부경원예농협 조합장 △임명택 전 NH농협은행 언주로지점장 △송영조 부산금정농협 조합장 △이찬진 전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 △정병두 고양시을 선거구 국회의원 예비후보다.

농협 안팎에서는 선거가 사흘 앞으로 다가운 가운데 경남 강호동 조합장, 충남 조덕현 조합장, 부산 송영조 조합장 등 3명의 후보가 앞서가고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판세 분석이다.

이들 유력 주자 3명의 조합은 그 특성이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우선 강호동 후보의 율곡농협은 농촌형 농협으로 직원 22명에 경제사업 262억원, 신용사업 1938억원 규모이다.

강 후보는 농협중앙회 이사를 지낸 5선 조합장으로 지난 2020년 24대 회장선거에도 출마해 3위를 차지했다. 강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지역농·축협의 경영 부담 완화를 위해 무이자 자금 규모를 20조원으로 확대하는 공약을 제시했다.

중앙회장 선거 출마 경험이 강점인 반면, 임기 중 초과대출권으로 직무정지 행정처분 소송에 휘말린 것이 약점으로 지적받고 있다.

조덕현 후보의 동천안농협 역시 농촌형 농협으로 직원 111명에 경제사업 542억원, 신용사업 7167억원 규모의 중견 농협이다.

3선 조합장으로 중앙회 감사를 지낸 조 후보는 경제지주회사를 중앙회로 통합하고 중앙회 감사위원장을 조합장 직선제로 선출하는 한편 조합장들로 구성된 농협혁신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공약했다.

특히 전국적으로 고른 지지를 받고 있는 조 후보는 경영난을 겪던 북면, 목천읍, 성남면 3개 농협을 동천안농협으로 통합해 중견 농협으로 성장시켰다.

탁월한 경영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것에 반해 다른 후보에 비해 출발이 다소 늦었다는 것이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송영조 후보의 부산의 금정농협은 도시농협으로 직원 173명에 경제사업 397억원, 신용사업 2조5990억원의 큰 농협이다.

송 후보는 중앙회 이사를 지낸 6선 조합장으로 중앙회와 경제지주를 통합해 중복 조직을 축소하고, 농촌조합의 대도시 복합점포를 개설하며 도농 상생기반을 마련하겠다는 복안이다

다만, 전체 농협중 차지하는 대도시 농협의 비율이 낮은 점은 극복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충청지역 한 인사는 "이번 선거에선 조 후보자가 충청을 넘어 호남, 경기 지역 표심까지 잡은 반면, 경남·부산에선 4명의 후보가 나와 표가 많이 나뉠 것으로 보인다"며 조 후보의 우세를 점치기도 했다.

전북지역의 A모 조합장은 “최근에 지역주의를 부추키는 문자 메세지가 많이 오는데 발신번호로 전화를 해보니 없는 번호로 나온다”면서 “올바른 선택을 하려는 유권자의 판단을 흐리게 만들려는 이러한 치졸한 행위는 없어져야 한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그동안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지역주의에 기반을 두고 펼쳐졌던 게 사실이다. 변화무쌍한 여건변화에 대응해 농협의 미래를 설계하고 준비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에 이번 선거가 지역주의를 벗어나고 위기관리와 경영능력이 있는 참신한 인물을 선택할지는 농축협 조합장들의 선택에 달렸다.

한편, 이번 선거인단은 모두 1111명으로 지역별로 경기지역이 161개로 가장 많고 경북 151개, 전남 144개, 충남 143개, 경남 137개, 전북 92개, 강원 79개, 충북 65개, 제주 23개, 대구 22개, 서울 19개, 울산 17개, 인천 16개, 부산·광주·대전이 각각 14개이다.

또 올해 선거부터 부가의결권이 도입돼 조합원 수 3000명 이상인 조합이 2표를 행사하게 되면서 전체 표 수는 1252표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없으면 최다 득표자와 차순위 득표자가 결선 투표를 치른다.

내포=홍석원 기자 001hong@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