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부양 정책에 시장 ‘환호성’…“중요한건 이익률”

금융당국 주주가치 제고…‘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예정
낮은 PBR 종목 지수 상승세 ‘뚜렷’…주주환원 기대감 영향
전문가 “자기자본이익률 제고 방안이 필요해”

기사승인 2024-02-01 06: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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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부양 정책에 시장 ‘환호성’…“중요한건 이익률”
지난 3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연합뉴스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준비하면서 국내 증시가 출렁이고 있다. 특히 주가수익비율(PBR)이 낮은 금융 지수가 오름세를 보였다. 다만 전문가들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기업들의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4일부터 31일까지 KRX 증권 지수는 7.36% 상승한 662.27로 확인됐다. 같은 기간 KRX 보험 지수도 10.75% 오른 1704.15를 달성했다. 이들 지수는 국내 증시에 상장된 주요 증권·보험사들로 이뤄졌다. 

이같은 상승세는 최근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도입하겠단 의사를 밝힌 영향으로 분석된다. 

앞서 지난 24일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증권업계 간담회에서 “주요국 대비 현저히 낮은 PBR 등 우리 증시의 저평가 해소를 위해선 기업지배구조 개선 등 기업 스스로 해야 할 과제도 상당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후 금융위는 기업 주주가치 제고 노력을 독려·지원하기 위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도입 및 운용할 예정임을 밝혔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상장사의 이사회가 스스로 기업가치 저평가 이유를 분석해 대응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투자자들에게 적극 설명·소통하는 것을 지원하는 방안을 말한다.
 
구체적으로 상장사의 주요 투자지표(PBR, ROE 등)를 시가총액·업종별로 비교공시하고, 상장사에 기업가치 개선 계획 공표를 권고하는 방안이다. 또한 기업 가치 개선 우수기업 지수 개발 및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등의 방안을 포함하고 있다. 

저 PBR 종목으로 꼽히는 대표 종목이 증권과 보험 등 금융주들 이다. 제한적인 수익모델과 정부 규제 등으로 기업가치가 저평가된 영향이다. 그 때문에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따른 주주환원정책 독려 등의 기대감이 KRX 증권·보험 지수 상승세를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3월 도쿄증권거래소도 프라임, 스탠다드 시장에 대해 PBR 1배 미만 기업은 개선 방안을 공시하도록 요구한 바 있다”며 “특히 이 정책으로 지난해 일본 기업들은 자사주 매입과 배당 지급 규모를 확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에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해 4~6월 일본 주식시장에서 6조1000억원을 순매수했다. 많은 일본 기업이 저평가를 해소하고, PBR이 높아질 것이란 기대감을 가졌던 것으로 평가된다”며 “국내 상장사들도 PBR 제고 방안으로 주주환원을 중점 고려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KRX 증권 및 보험 지수의 PBR은 전날 기준 각각 0.43, 0.39배다. PBR은 주가를 주당순자산가치로 나눈 값이다. PBR이 1배 미만이라는 것은 회사가 보유 자산을 모두 매각하고 사업을 청산했을 때보다 주가가 낮게 거래되고 있다는 뜻이다. 기업가치 저평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저 PBR 종목들의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의 증가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쉽게 말해 실적 개선이 동반돼야 한다는 얘기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본다면 결국 우리나라 기업들의 낮은 PBR이 오르려면 ROE가 상승해야 한다”며 “이를 달성하기 위한 방안들이 향후 어떻게 구체화되는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조 연구원은 “실제 기업들의 행동까지 연결되지 못한다면 큰 의미를 지니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양혜정 DS투자증권 연구원도 “저평가 원인은 기본적으로 낮은 배당과 ROE 등이 있다”며 “현재 전반적으로 기업 성장이 정체되어 있고, 일부 산업은 경기 흐름에 민감하기 때문에 낮은 ROE는 문제가 된다. 성장을 통해 이익 창출 능력이 담보돼야 배당도 늘리기 쉽다”고 분석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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